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한 여성이 아이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에서는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는 등 일상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한 여성이 아이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에서는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는 등 일상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세계서 사망 속도 점점 빨라져

하루 평균 1만2천명 이상 사망

 

백신 접종률 높은 이스라엘·英

마스크 의무 해제·봉쇄 완화

칠레는 오히려 확진자 폭증

[천지일보=이솜 기자] 14개월 전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알려진 이후 세계에서 300만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 기준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02만 3813명이며 총 확진자는 1억 4130만 538명으로 늘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사망자 수는 작년 9월 28일까지 100만명을 기록했고 4개월도 채 안된 올해 1월 15일까지 200만명에 달했다. 그리고 100만명이 추가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석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규 확진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7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1만 2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미국, 브라질, 멕시코가 코로나19 사망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567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누적 58만 756명.

중남미에서는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이 이 바이러스로 큰 피해를 입었다. 멕시코는 21만 1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일본에서는 사망자가 9584명으로 훨씬 적다.

전염성이 강한 변이와 정치적 내분, 과학에 대한 불신 등으로 바이러스 확산에 기름을 부은 브라질에서는 37만 1천여명이 사망했다. 브라질에서는 여전히 하루 평균 2900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4번째로 많은 인도는 17만 7168명의 사망자를 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길고 엄격한 봉쇄를 끝낸 영국에서는 12만 726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그리고 한때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불리던 이탈리아에서는 11만 6676명이 사망했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좀 더 느슨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스웨덴은 사망자가 1만 3788명으로 늘었다.

많은 선진국들은 가능한 빨리 인구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국가들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으나 전 세계적으로 8억 4100만개 이상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백신 선진국들 상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른 국가들은 실제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서서히 일상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세계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은 18일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고 모든 학교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스라엘타임스에 따르면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은 해제되지만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착용해야 하며 보건당국은 대형 모임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등교한 학생들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긴 하지만, 체육시간이나 식사시간, 수업시간 사이에 마스크를 벗는 것은 허용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백신을 두 차례 완전히 접종했다. 그 결과 신규 사례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기업, 행사장, 기타 활동을 개시하면서 코로나19 제한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국가 바이러스 관리자인 나흐만 애쉬 교수는 신규 사례 증가가 없다면 다음 달에 경제 전체가 완전히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도 석 달여 만에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식당과 상점 등 영업을 허가했다.

영국에서는 3269만 3527명이 첫 번째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 중 941만 6968명이 두 번째까지 완료했다. 영국 인구가 약 6800만명임을 감안하면 국민 중 거의 절반이 1차 접종을 한 셈이다. 영국에서는 최근 7일간 일일 사망률은 전주보다 29% 감소했으며, 확진자 수도 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 소호에 있는 야외 식당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영국에서는 봉쇄가 완화돼 식당, 미용실, 상점 등이 문을 다시 열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2일 영국 런던 소호에 있는 야외 식당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영국에서는 봉쇄가 완화돼 식당, 미용실, 상점 등이 문을 다시 열었다. (출처: 뉴시스)

반면 백신 접종률이 높다 해도 환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 다시 봉쇄에 나선 국가도 있다.

인구 1900만명의 칠레에서는 750만명 이상이 적어도 1회 접종을 마쳤고 5백만명은 완전히 접종을 끝냈다. 이스라엘과 영국 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다.

그러나 오히려 칠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9차례에 걸쳐 하루 7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9천명을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분석가들은 엄격하고 긴 봉쇄로 인한 피로감, 여름휴가 여행 허용, 변이 바이러스, 중국 백신 접종 의존 등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백신을 일찍이 확보한 칠레 정부가 승리감에 고취돼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접종률 높아도 변이 등 우려 여전

이스라엘과 영국에서는 백신의 효과가 확연하지만 여전히 집단면역에 달성하지 못했으며 변이가 언제 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계속 되고 있다.

나흐만 애쉬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는 17일 TV 토론회에서 이스라엘은 집단면역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폐쇄적이거나 혼잡한 장소에서 착용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애쉬는 또한 해외에서 이스라엘로 입국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변이가 확인된 것은 ‘나쁜 징후’이며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등교를 앞두고 전국 교사의 20%가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문제도 있다.

영국에서도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면역학 교수 대니 알트만은 인도 변이 ‘B.1.617’ 77건이 발견된 이후 ‘3차 유행’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브라이튼 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사라 피트 박사는 BBC에 “모든 공중보건 조치를 해제하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로 ‘집단면역’만 찾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며 “오히려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의 감염자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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