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주자 가나다순.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출처: 뉴시스)
민주당 당권주자 가나다순.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출처: 뉴시스)

변화 ‘적임자’라고 자부하나

조국 사태에 “이미 지난 일”

“문자 폭탄도 민심의 소리”

차기 원내대표 결과도 주목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 당권주자들이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차기 지도부가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의식하는 이상, 당의 쇄신은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 이어 우원식·송영길 의원이 15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4선의 재야 운동권 출신인 우 의원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국민 속으로, 현장으로 들어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당장 이번 전당대회부터 친문-비문 대회가 아니라 민생대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86그룹의 대표 주자인 5선의 송 의원도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면서 “유능한 개혁과 정권 재창출의 길은 송영길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친문 핵심인 4선의 홍 의원은 전날 “재보궐선거 패배를 깊게 성찰하고 수습하겠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더 경청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쇄신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친문이란 평가를 받는다.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앞서 2030초선 의원들이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지목했다가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 그리고 나선 재선·삼선의 모임이 이어졌지만,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

당권주자들도 조국 사태를 두고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하는 평가를 내놨다.

송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지나간 일 아니겠나? 그걸 가지고 논쟁을 벌일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자체에 여러 가지 양면성이 있는데, 그 문제는 균형 있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화해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대해 ‘민심’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제가 정치인 중에 문자 폭탄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 중 하나일 것”이라며 “그것을 민심의 소리로 듣는다. 듣고 심하다 싶으면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6일에는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윤호중·박완주 의원 간 ‘2파전’으로 치러지는 양상인데, 친문과 비문 간 대결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역시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 의원이 원내대표로 뽑힐 경우,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는 친문 일색이란 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당의 핵심적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보선 참패 이후 쇄신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나오지만, 쇄신의 바람은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도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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