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포커스] 선거철 표심 노린 정치인들, 또 종교계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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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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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중 두드러진 정교유착  
예배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국민 대다수 정교분리 '찬성'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7 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늘 선거가 다가오면 한 몫 챙기려는 단체들의 계산이 빨라지는데 여기엔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국내 주요 종교시설을 찾아 종교 의식에 참가하고 예를 올린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단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교인들에게 특정 후보를 투표할 것을 선동하는 행위는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됐다.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이러한 모습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부산의 한 교회에서는 목사가 예배 중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에 대한 낙선 운동을 벌여 검찰에 고발되는 일이 있었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예배 중 교인을 대상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A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한 혐의로 이 교회 목사 B씨를 이날 고발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4일 예배 중 교인들에게 교회 내 녹화기와 확성장치를 사용해 A 후보의 활동 영상을 상영한 뒤 해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며 선거 투표를 독려한 혐의를 받는다.

목사가 예배를 이용해 그 구성원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 위반에 해당된다.

그런가 하면, 이번 4.7 보궐선거 유세 기간 중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나란히 지난 4일 기독교 68개 교단이 연합해 개최한 대규모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일각에선 국내 대형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사랑의교회에 유력 서울시장 후보들이 찾아가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사회의 강고한 대형 교회권력과 정치권이 얽힌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연합예배에는 두 후보 외에도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실무를 담당한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민의힘 윤희숙·박성중·송석준 의원, 민주당 김회재 의원(사랑의교회 장로), 국가조찬기도회장 민주당 김진표 의원, 부회장 민주당 송기헌 의원, 김덕룡 전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유력 정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정계 인사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교계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부정적인 기도와 설교에 나섰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는 “우리 삶의 터전은 자살, 낙태, 살인, 성폭력, 동성애, 아동과 노인학대로 사회 생명력이 급속히 악화됐다”면서 “창조질서를 회복하지 못하고 만물의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대신 총회장 양일호 목사는 “세상이 창조의 원리를 떠나 교묘하게 위장된 법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그 길로 이끌려 한다”고 했다. 이후 대표 설교에 나선 예장통합 총회장 신정호 목사도 “동성애로 대체되는 세속화가 만만치 않다”고 언급했다.

이런 목사들의 언급에 대해 개신교 주요 교단 목사들이 정치인들 앞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유세 기간 중에는 오세훈 후보(현 서울시장)가 보수 성향의 개신교단 연합기구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방문했는데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격려 기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 후보는 한교총 목사들에게 “우리 사회가 긍정적인 방향, 행복한 방향으로 가는 데 목사님들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좋은 말씀 많이 주시면 시청에 들어가서 많이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2021 부산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린 4일 오후 부산 북구 포도원교회를 방문한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단상에 올라가 신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2021 부산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린 4일 오후 부산 북구 포도원교회를 방문한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단상에 올라가 신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선거철마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주최하는 기도회 등에 유력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하고, 유명 대형교회의 주요 행사와 예배에 여야 유력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풍경은 이미 일상이다. 이는 종교가 정치에 손을 뻗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혀왔다.

헌법 20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곧 특정 종교가 특정 정파에 종속되거나 서로 결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이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수십 년째 나오고 있다. 정치와 종교가 끊어지지 않고 서로의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야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계 안팎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종교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더욱이 국민 대다수도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2012년 정교분리와 관련한 시민의식을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정교분리원칙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67.2%의 응답자가 ‘찬성(전적으로 찬성 45.7%, 대체로 찬성 21.5%)’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대(대체로 반대 8.4%, 전적으로 반대 4.5%)’ 의사를 밝힌 이들은 12.9%에 그쳤다.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종교인의 정치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하야 집회를 주도하며 정치적 발언을 일삼을 때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 목사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헌법 제20조 2항을 위반하고 있다”며 한기총 해체와 전 목사 구속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당시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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