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DB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DB

與, 내곡동 의혹만 집중 공격

野, 정부‧여당 심판론 내세워

민주당 조직력, 또 다른 변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4.7 재보궐선거의 본투표가 7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의혹이 모든 이슈를 덮으면서 후보와 정책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에 ‘거짓말쟁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고, 오 후보는 정부‧여당의 무능을 비판하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면서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에 공약을 강조하는 것보다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공격하는 것만 집중했다. 박 후보 측은 “서울시장의 필수적 자질인 도덕성 검증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3차례 진행된 TV 토론에서도 내곡동 의혹만 공격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가중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 후보가 거짓말로 논란을 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오 후보의 철저한 해명을 촉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후보 역시 정책과 공약 검증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발판으로 한 정권 심판론을 주장하는 데 몰두했다. 또한 전임 시장의 성 비위 논란에서 시작된 보궐선거의 발생 배경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7 재보궐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7 재보궐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6

이번 보궐선거에서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양당은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면서 지지층의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이틀간 진행된 재보선 사전투표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20.54%를 기록했다. 역대 재보선 사전투표율 최고치인 지난 2014년 10월 19.4%는 물론이고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도 높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재보선의 최종 투표율이 50%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당 지지층의 본투표 참여 비율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사전투표는 젊은 진보층의 참여가 높고, 보수층은 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 후보의 마지막 유세 전략도 엇갈렸다. 박 후보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시작으로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서대문구와 은평구, 영등포구 등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아울러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6411번 버스’를 타고 정의당 지지층의 결집도 호소했다.반면 오 후보는 서울 광진구에서 출발해 중랑구·노원구·강북구·성북구·종로구·은평구·서대문구를 순차적으로 돌고 서울 중구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민주당 강세인 지역으로 꼽힌다. 오 후보는 마지막까지 청년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방의회를 석권한 민주당의 조직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 후보는 6일 자양동 사거리 유세에서 “민주당의 막강한 조직력을 이기려면 우리 모두 한 분당 10분, 100분씩 모시고 투표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서울의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었지만, 내일은 공휴일이 아니라 많이 걱정된다. 꼭 투표해 주십사 말씀드린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오 후보의 말대로) 사전투표율이 높지만,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서울지역 지방의회를 대부분 장악한 민주당의 조직력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 마지막까지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4.7 재보선의 본투표가 실시된다고 6일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는 오후 6시 이후 투표가 가능하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반드시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며, 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투표소 위치는 각 가정에 발송된 투표안내문이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내 투표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사거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사거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6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