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부진에 2월 생산자 물가가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3% 하락했고, 전년 대비로는 0.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출하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전월비 3.1% 하락했다. 농산물 중에선 무, 상추, 딸기 등이 크게 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가계 필수지출 비중 41%

11년 만에 처음 40% 넘겨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작년 한 해 가계의 소비지출이 꼭 필요한 데만 지갑을 열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4대 필수 품목의 지출은 348조 465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가계의 전체 국내 소비지출(851조 7512억원)의 40.9%에 달하는 수치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모두 12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그중 4대 필수 지출 항목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식생활 관련 지출) ▲임대료 및 수도 광열(전·월세·수도·관리비 등) ▲가계시설 및 운영(가구·가전 등) ▲의료 보건(병원비 등) 등이 꼽힌다.

이들 필수 4대 항목의 비중이 40%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여파 당시인 1999년(40.6) 이후 작년이 11년 만이다. 작년에는 또 매분기마다 40%를 넘었다. 분기가 거듭될수록 점점 커져 4분기에는 41.4%를 기록했는데, 4분기 비중으로는 1998년 4분기(42.5%) 이후 가장 컸다.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삶의 질이 높아지면 기본적 생존과 관련이 깊은 지출 비중은 줄고, 반대로 오락, 문화, 교육, 외식 등의 지출 비중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4대 필수 품목의 지출 비중은 2000년 39.5%까지 내리면서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이후 줄곧 30%대를 유지했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35.6%)과 2009년(35.7%)에도 이 비중은 40%가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추세가 2019년까지 이어졌지만 작년 코로나19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감염병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여가에 돈을 쓸 수 없었던 데다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경제주체들이 필요하지 않은 항목에 대해서는 지갑을 굳게 닫았다.

다만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3월 9∼16일) 결과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였다. 지수가 100을 넘기면 향후 생활 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달 지수는 석 달 연속 상승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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