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부진에 2월 생산자 물가가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3% 하락했고, 전년 대비로는 0.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출하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전월비 3.1% 하락했다. 농산물 중에선 무, 상추, 딸기 등이 크게 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오락문화·음식숙박 지출 최대폭 감소

소득 1분위 월평균 106만원, 5분위 1/4 수준

5분위 421만원 지출, 자동차 구입 등에 주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지출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한 지출에는 지갑을 닫으면서 오락문화·음식숙박 등의 지출이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식품 물가는 올라 식료품 지출 비중이 저소득층과 고령층 가구는 지출이 늘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조사방법이 달렸던 2017·2018년은 포함되지 않는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8% 줄었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오락·문화 지출(14만원)이 전년보다 22.6% 감소하면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여가 지출에는 가급적 돈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각 분야 지출 모두 크게 줄었다. 교육 지출(15만 9천원)은 22.3%, 의류·신발(11만 8천원)은 14.5%, 음식·숙박(31만 9천원)은 7.7% 각각 줄어 모두 역대 최대 감소율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단체여행이나 외식 등의 비용이 줄었고, 교육 지출의 경우 학원 수업 축소와 고교 무상교육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38만 1천원)은 1년 전보다 14.6%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외식이 줄어드는 대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밥 수요도 늘어났고, 게다가 식품 물가까지 4.4%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스크와 영양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건 지출(22만 1천원)도 9.0% 증가했다. 주류·담배 지출(3만 8천원)은 1년 전보다 4.8% 증가했다. 그중 주류(13.7%)는 증가했으나 담배(-0.7%)는 소폭 감소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 바닥에 붙은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이 낡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 바닥에 붙은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이 낡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지출 항목별 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15.9%)가 가장 컸고, 그 외 음식·숙박(13.3%), 교통(12.0%), 주거·수도·광열(11.9%) 등 순이었다.

가구원 수별로 보면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132만원으로 전년보다 7.4% 줄면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인 가구 지출은 교통(-33.0%), 교육(-40.2%) 등에서 줄고 식료품·비주류음료(9.4%), 주거·수도·광열(1.0%) 등에서 늘었다.

2인 가구 지출은 204만원(-1.6%), 3인 가구 301만원(1.0%), 4인 가구 369만 4천원(-0.7%), 5인 이상 가구 397만 2천원(-2.5%) 등으로 나타났다.

지출 비중을 항목별로 보면 1인 가구는 주거·수도·광열 지출(25만 7천원) 비중이 19.5%로 가장 컸다. 월평균 소비지출의 5분의 1은 주거 관련 비용으로 나간 셈으로, 지출 비중은 전년(17.9%)보다 더욱 확대됐다. 1인 가구의 경우 교통과 교육 지출이 크게 줄었고,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해 주거비용이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인 가구와 5인 이상 가구는 1인 가구와 반대로 교육 지출 비중이 각각 12.2%, 13.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구주 연령별 월평균 소비지출은 39세 이하 가구가 237만 6천원(-2.6%), 40∼49세 가구 309만원(-3.4%), 50∼59세 가구 278만 3천원(-2.2%), 60세 이상 가구 169만 5천원(2.1%)으로 집계됐다. 가구주 연령대 가운데 전년 대비 지출이 증가한 것은 식료품 지출 비중이 큰 60세 이상 가구뿐이었다.

가구별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소비지출 규모가 달랐다. 소득 하위 20%(1분위)는 월평균 105만 8천원을 쓴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월평균 421만원을 소비했다. 5분위가 1분위의 약 4배에 달하는 금액을 소비한 것이다. 특히 교육 분야 소비지출의 경우 1분위가 1만 6천원, 5분위가 40만 3천원으로 나타나면서 격차는 25.2배나 됐다.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15.7%), 주거·수도·광열(5.4%) 등에서 지출이 늘면서 전체 5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대비 지출이 증가했다. 5분위 가구는 지난해 자동차 구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교통(18.2%)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 지출 비중에서 1∼4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가장 컸으나 5분위 가구만이 교통 지출 비중이 15.2%로 가장 높았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한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에서 고객들이 지난 11일 진열된 와인을 둘러보며 구매할 와인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1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한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에서 고객들이 지난 11일 진열된 와인을 둘러보며 구매할 와인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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