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北매체 연일 경제 문제 집중 보도

전문가 “담화 형식 등 비난 가능성”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이 9일 이틀째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훈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초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직접적으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던 터라 도발 등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軍 “북한군 특이 동향 없어”

군 관계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북한군이 현재 동계 훈련 중이지만, 특이 동향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같은 얘기가 나왔고, 전날에는 “이번 훈련이 방식과 규모 면에서 유연하고 최소화된 형태로 진행된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북한도 관영매체의 보도를 보면, 여느 날과 다름없이 내부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에는 북한 내각과 경제현장 간부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싣고 각 부문 간 협력 실패와 탁상행정, 형식주의 등 그간 만연했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시인하며 자아비판에 나섰다.

조용덕 내각 국장은 부문별로 제각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데만 골몰한 나머지 시너지 효과는 커녕 중복 투자에 따른 낭비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최영일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지배인과 김영철 북창화력발전연합기업소 지배인은 현장에 뛰어들지 않고 서류만 보고 결정하거나 형식적인 총화를 반복하는 문제에 대한 반성 어린 목소리를 냈다.

북한은 올해 초 당 대회와 전원회의를 연달아 개최한 데 이어 최근 당 역사상 처음으로 하부 말단 조직인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여는 등 당 대회에서 내세운 새 5개년 경제 계획 관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일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일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北, 도발하나

한미 군 당국이 훈련의 규모를 축소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연습) 형태로 야외 기동훈련 없이 실시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마냥 무력 도발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당면 과제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결국 대외 관계 개선이 필수적인데다 조 바이든 신행정부 출범 직후인 만큼 긴장국면 조성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 중인데, 굳이 미국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북한 최고지도자가 훈련 중단을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도발은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한미 양측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표시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초기인데 북한이 도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김정은 총비서가 얘기한 게 있기 때문에 관영 매체를 통한 논평이나 담화 형식의 비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남 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이전처럼 동원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통일부도 “과거 한미훈련을 하는 기간 중 북한은 총참모부 대변인이나 외무성, 조평통 등 당 군 내각 공식기관 명의로 담화나 성명을 발표하거나 선전매체를 통해 비판해왔다”고 거들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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