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쏙쏙] ‘한미훈련 비난’ 김여정, 바이든에 메시지도… 美국무·국방 방한 맞물려 관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8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북한이 16일 8일만에 입장을 내놨다.

한미 훈련을 비난하고, 남북 군사합의서도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나아가 미국을 향해서도 짧게나마 메시지가 나왔는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여정 “한미훈련, 침략 전쟁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실린 담화문을 통해 한미훈련을 북측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했다.

남측 당국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있었고 자신들이 충분한 기회를 주었는데도 “남측이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하며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３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부부장은 이번 훈련이 최소한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남측 당국의 입장도 반박했는데,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한 것이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없다”면서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편안하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 남북대화를 주도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 금강산 국제관광국 등 남북 교류와 협력을 주관했던 기구들을 없애버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담화 말미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겨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김 부부장은 “한반도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라며 “앞으로 4년 동안 편한 잠을 자고 싶다면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측에 짤막한 첫 메시지… 의도는

침묵하는가 싶었던 북한이 한미훈련 종료를 이틀 앞두고 담화를 발표했는데,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직접 훈련 중단을 거론한 터라 어떤 형태로든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국을 향해서도 대미 경고 메시지를 냈다는 건데, 처음으로 공식적인 언급인데다 내일(17일)부터 시작하는 한미 2+2 회담 등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방한하는 일정과 맞물려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력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반발을 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강도가 상당히 센 편”이라면서 “북한이 남한과 미국에 대한 입장을 관망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그렇게 가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엄포성으로만 치부할 것은 아니지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은 미국에 대한 불만 표현이다. 최근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는데 답이 없다’거나 ‘인권 문제를 다루겠다’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별 거 없는 게 아니냐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면서 “북한 나름대로의 압박 전략이다. 물론 아직까진 대화 여지를 갖고 있지만, 북한도 점진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행보에 따라 도발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은 “최고지도자가 말을 해놨으니 그냥 지나갈 수는 없고,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린 것을 보면 그런 차원에서 내부 메시지 관리에 치중하는 형식으로 내놓은 측면이 큰 것 같다”면서 “미국에 대해선 아직까지 대북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고, 이미 ‘대북 적대시정책’ 등 대화 조건을 내걸었던 만큼 통상의 메시지일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