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 교체… 무역상·대외경제상 역임
전문가 “코로나19 이후 북중 교류 강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중국 주재 대사를 지재룡에서 리룡남 전 무역상으로 교체했다.
전임 지재룡 대사(79)가 주중 대사를 맡은 지 11년만의 교체인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北외무성, 홈페이지에 공개
북한 외무성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특명전권대사로 리룡남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리 신임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김정은 집권 이후 인민보안상(경찰청장 격), 군 총참모장을 지낸 리명수의 조카다.
1994년 싱가포르 대사관 경제담당 서기관을 시작으로 대외경제성의 전신인 무역성에서 2001년 부상, 2008년 무역상, 2016년까지 대외경제상을 맡았고 2019년 정치국 후보위원 겸 내각 부총리에 올라서도 관련 분야를 전담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인물로, 한마디로 대외경제 부문에서 줄곧 일해 온 대표적인 ‘무역통’이다.
한편 중국도 최근 주북 대사를 리진쥔에서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직에서 최근 물러난 왕야쥔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과 경제협력 포석인 듯
북한은 최근 당 전원회의에서 중국통인 김성남을 당 국제부장에 앉힌 데다 대외경제통인 리룡남을 주중 대사에 앉힌 것은 미중 갈등 속 중국과 외교적 밀착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우수근 콘코디아 대외협력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중국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경제난을 해소하겠다는데 있다”면서 “미중이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있다. 서로 ‘윈윈하자’는 건데, 한편으론 그만큼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걸 반증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모토로 경제난 타개를 부르짖는 등 큰 소리를 치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사실상 북한이 기댈 때는 중국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경제 지원 확보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봐진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중국도 국제사회의 제제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기는 어렵다. 제제를 피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든가 관광 등과 함께 도움을 주려고 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북한으로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하는데 권력 유지, 체제 유지에만 몰두하는 등 경제난 극복을 미끼로 간부와 주민 통제에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