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중인 주한미군. (출처: 뉴시스)
훈련 중인 주한미군. (출처: 뉴시스)

강경화 “국회 비준 시기 곧 올 것… 한미 양측 긴밀히 소통”

전문가 “바이든 기조, 동맹 복원에 중점… 협상에 반영 예상”

미중 패권 경쟁 치열해 낙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그간 한미 간 이견차로 풀지 못했던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라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 방위비 문제 해결 가능성을 내비치는가하면, 그 이튿날에는 외교부가 바이든 미국과 첫 방위비 협상을 하고 조속히 타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거센 인상 압박으로 장기간 표류해온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합리적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 한미 방위비 협상 개최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지난 5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를 화상 형식으로 진행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도나 웰튼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등 한미 협상단은 그간 계속된 이견 해소와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논의하는 한편,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방위비 협상을 타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차기 회의를 개최하되, 구체 일정은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앞서 강경화 장관도 그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상황을 묻는 질문에 “양측 공히 조속히 타결하자는 의지가 확인돼 앞으로 국회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시기가 곧 올 것”이라며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이후 양측 대표단 간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외교부와 강 장관의 답변을 종합하면 방위비 협상이 이른 시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음을 예고한 셈인데, 지난달 로이드 오스틴 미국 신임 국방장관도 지명 후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인준청문회 관련 서면답변 자료를 통해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기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무게가 실렸다.

당초 11차 SMA 협상은 지난 2019년 타결을 목표로 한미 양국이 협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1년이 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방위비를 5배 인상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가 50%로 낮췄으나, 13% 인상안을 제시한 우리 정부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가 2월 5일 화상으로 개최됐다. (외교부 제공) ⓒ천지일보 2021.2.5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가 2월 5일 화상으로 개최됐다. (외교부 제공) ⓒ천지일보 2021.2.5

◆“방위비, 합리적 수준 될 듯”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여지껏 동맹의 가치와 관계 회복을 공언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위비 협상에서도 합리적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하는 등 순조로운 협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동맹국을 갈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온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협상이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기조는 동맹 복원에 중점을 두는 등 미국의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는데 있다. 그런 바이든의 노선이 반영될 것이라고 본다. 게다가 미국도 우리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걸 잘 알고 있는 터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싶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중 견제 전선에 적극적으로 들어와 달라’라는 등 다른 요구를 강하게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한미일 삼각 공조를 바탕으로 중국 압박의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인데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 견제라는 측면에서도 주한미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위해서라도 방위비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자는데 한미 간 공감대가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과도한 방위비 증액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실무선에서 잠정적으로 합의한 인상 폭의 적절성을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비 협상에서 마냥 양보할 것이라는 예상은 오산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태평양 및 동북아 지역에서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역내 동맹국의 안보비용 분담 필요성은 그만큼 더 커져갈 것이라는데 방점을 두면 낙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귀국하는 강경화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0.12.7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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