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탄핵안 부결 가능성 높은 상황

지도부와 중진 중심 1인 시위

“설 지나도 사퇴 안 하면 고발”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이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 대신 여론전을 선택했다.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실익 챙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이날 오전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 자진사퇴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5일 국민의힘 탄핵거래 진상조사단장인 김기현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에 이은 세 번째 주자다.

특히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1인 시위에 돌입한 것은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7년 민주화 이후로 이토록 무능하고 비양심적인 대법원장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이승만 정부 시절에도 대법원장은 대통령을 향해 사법부 수장다운 강기를 보였고 박정희 정부 시절 조진만 대법원장은 소신 있는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돼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대법원장은 입법부의 로비스트가 돼 ‘탄핵 거래’를 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그것이 들통났는데도 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7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을 사자 몸속의 벌레로 표현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중립성·독립성을 잃고 권력과 탄핵을 거래한 대법원장은 이미 대법원장이 아니다. 조속히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그나마 남은 욕을 보지 않는 길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는 김 대법원장의 탄핵안을 발의하더라도 가결이 불투명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판사의 탄핵 과정에서 반대는 102표가 나온 반면 찬성은 179표가 나왔다. 범야권의 한계만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탄핵이라는 선택지가 줄어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여론전을 통해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정부와 여권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 부장판사가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김 대법원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들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김 대법원장의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판사들의 포털사이트 익명 게시판 ‘이판사판’에도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이 설 연휴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은 상황에서 당사자는 물론 판사 탄핵과 북한 원전 추진 의혹 등으로 민심의 역풍을 맞은 정부‧여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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