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5

김명수 탄핵안 발의에는 이견

탄핵보다는 자진 사퇴에 방점

與, 임성근 탄핵 당위성 강조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의혹에 대해 야권은 총공세를 펼치며 명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으로 역풍을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비대위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을 겨냥해 “양심이 누구보다 강력한 증인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하루라도 더 있어선 안 될 사람”이라며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인 시위를 마치고 참석한 비대위 회의에서도 “김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시도를 온몸으로 막겠다’고 했다”면서 “지금 와서 보니 정권에 불리한 어떤 시도도 온몸 막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그가 대법원장으로 있는 동안 여러 문제점을 백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정권의 눈치나 보는 처신도 처신이거니와 수장의 거짓말 파문으로 사법부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할 위기에 처하도록 만들고 있지 않느냐.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더 이상 사법부의 명예와 독립에 먹칠하지 말고 한시바삐 사퇴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법조인이 200명도 안 됐던 이승만 정권하에서도 사법부의 수장은 올곧게 국가의 보루를 지키려 온몸을 던졌다”며 “사법부는 대통령과 정권의 편의대로, 입맛대로 움직여주는 조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0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를 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여론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김 대법원장을 향해 “헌정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이 거대 괴물 여당과 괴물의 눈치만 살피는 쫄보 수장의 합작품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김 대법원장은 임 판사의 탄핵을 세 번이나 반려하고 여당은 탄핵안을 꺼내 들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수준이 아니라 짜고 치는 노름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직격했다.

보수 야권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에는 뜻을 모았지만,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제출이 정치적 실익이 적고 통과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국민의당은 “전임 대통령 탄핵 결정의 가장 큰 이유는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는 것이었다”라며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사법부 수장에 합당한 처분이 무엇일지 자명하다”고 탄핵 필요성을 피력했다.

특히 임 부장판사의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민주당이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김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판사 탄핵 역풍에도 김 대법원장을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야권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후퇴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탄핵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임성근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는 것이야말로 탄핵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사표를 제출했는데 김 대법원장이 수리했다면 오히려 그게 더 문제다. 탄핵을 회피하는 꼼수를 스스로 인정하고 셀프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임 부장판사가 공개했던 녹취록은 맥락상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반드시 임 부장은 탄핵이 돼야 한다, 이렇게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녹취록은 통상적인 녹취록과도 달랐다”며 “가 본 녹취록은 질문은 없고 답변만 나와 있었다. 어떤 과정에서 녹음이 됐는지 등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공개된 내용만 가지고 탄핵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임 부장판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사표 수리를 반려한 김 대법원장을 에둘러 엄호하기도 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부장판사를 향해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해 이를 본인의 안위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모습에서 법복에 의해 만들어진 신성한 이미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판·검사 집단은 신선이 아니다”라며 “독립성을 절대 반지의 무기로 삼아 자신들이 누렸던 과거의 특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앞으로도 신선 가족으로 남겠다는 탐욕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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