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 2018.4.2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DB

평상시와 같은 분위기

전문가 “북한, 관망할 듯”

“상황에 따라 반응할 수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대북 원전 건설 추진 논란과 관련해 2일에도 별다른 언급 없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세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가운데 1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선전하는 데 집중했다.

남측 산업자원통상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북 원전 관련 문건 삭제 사실이 지난달 28일 터져 나온 뒤 닷새가 넘도록 관망하고 있는 모습이다.

◆北, 5개년 계획 관련 ‘1월 목표 달성’ 선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자력갱생 대진군의 힘찬 발걸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인민경제 여러 부문과 단위에서 새로운 5개년 계획 수행을 위한 생산 돌격전을 힘 있게 벌려 1월 전투 목표를 수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선 석탄공업 부문에서 순천지구청년탄광련합기업소, 북창지구청년탄광련합기업소, 덕천·개천·득장지구탄광련합기업소의 탄광 등에서 계획보다 많은 석탄을 생산하고 실적을 올렸다.

경공업부문은 뜨개옷, 양말, 신발, 화장품류 등 수십개에 달하는 모든 지표에서 1월 전투목표를 완수했다.

임업부문에서도 “림업성과 각 도림업관리국의 일꾼들은 통나무 생산에서 혁신적 성과를 이룩하기 위한 작전과 지휘를 실속 있게 해나갔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외에도 단천지구의 광산, 공장, 기업소도 연·아연광물·전기아연·마그네샤크링카 등 주요지표들에 대한 1월 목표치를 채웠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 발전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반드시 수행하기 위한 결사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신문은 연일 경제 여러 부문에서 생산 계획을 완수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전날에는 “인민 경제 중요 부문에서 1월 전투 목표 빛나게 수행 중”이라며 화학, 전력, 철도 등 부문 성과를 조명했다.

북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 (PG)[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북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 (출처: 연합뉴스)

◆北, 관련 메시지 여부에 관심

북한 매체의 보도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지만, 남측의 검찰발 대북 원전 건설 문건 논란이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연관된 사안인 만큼 북한이 향후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는 당 대회 결정 관철 등 내부 사안에 골몰하고 있는 터라 남측의 정쟁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인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6월 남측이 앞서 열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의 긴급성명을 내고 “우리의 최고 존엄(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우롱이고 대화상대방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반민족적 대결망동의 극치”라고 반발했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북 원전 문제가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돼 있어 무관하지만은 않지만, 남한 내부의 정치적인 쟁점이지 당장 자기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이 메시지를 낼 때는 나름 계산을 한다. 과연 득이 될지, 안될지 손익을 따진다. 과거와는 달리 상황도 다르고 사안도 다르고 아직까지는 지켜보겠다는 데 주안점을 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쟁점이 되고 있는 USB(이동식저장장치), 즉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넸다는 USB 내용 공개를 청와대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지만 북한의 입장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라면 북한에서 특별한 언급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책임지지 않는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이 문 정부를 공격하는 데 이 같은 상황을 끊임없이 이용할 수 있어 공개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다”고 덧붙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미국이 최근 대북 제재 문제, 한미연합연습 등 북한의 부화를 긁는 얘기를 여러 번 내놨다. 오늘 국방백서도 공개됐는데, 썩 내켜하지도 않을 내용”이라면서 “그럼에도 북한이 조용하다. 내부 문제에 정신이 없는 상황인지라 관망하면서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원전 문제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해 입장을 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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