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여론몰이’로 시작돼 ‘마녀(魔女)재판’으로 끝나
[아침평론] ‘여론몰이’로 시작돼 ‘마녀(魔女)재판’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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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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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있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총회장의 재판 결과를 보고 갑자기 미국 영화 ‘깊은 밤 깊은 곳에(The Other Side Of Midnight)’가 생각났다. 오래된 영화인지라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제목과 ‘이노센트 오어 길트(Innocent or Guilt)’라는 주인공의 대화 내용이 떠오른다. 즉 무죄냐, 유죄냐인데, 이 총회장은 재판에서 방역방해 혐의는 무죄를 받았으나, 평화의 궁전 건설, 평화운동 장소 무단사용 등과 관련해서는 유죄를 받았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대구지역 신천지교회의 교인 중심으로 확산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신천지 교인들은 숱한 여론의 뭇매 속에서 ‘자신의 탓’이라 반성도 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면서 완치된 교인들이 나서 혈장 공여하는 등 감염병 퇴치에 적극 협력했던 것이다. 그러한 사이에도 국민감정과 사회여론에 편승해 일부 언론들은 신천지를 계속 매도했고, 정부의 방역활동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이 총회장의 국민사과는 진의와는 다르게 ‘손목시계가 어떻느니’ 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종교지도자를 희화화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급기야 정부 여론에 편승해 신천지를 더 세게 몰아붙였고, 추미애 법무장관은 신천지가 코로나19 방역활동을 조직적·계획적으로 방해했다는 구실로 검찰수사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만희 총회장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이다. 초기단계에서의 방역 실패로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정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데로 돌린 것인바, 즉 신천지가 방역방해 등 위법행위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어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반사회적인 활동도 서슴지 않았으며 공권력을 무시하고 방역을 방해했다는 엉터리 주장을 줄곧 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이 총회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방역방해 혐의에 나머지 2개를 곁가지로 붙여 구속했는데, 구속될 사안이 아니었다.

영장심사를 받던 지난해 이 총회장은 90세의 고령이었다. 국민 누구든 범죄 혐의로 설령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생활 중이더라도 연령 70세 이상자에게는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는 근거가 법에 마련돼 있다. 형사소송법 제471조제1항 제2호 규정에 따라 70세 이상의 고령 수감자에 대한 실제 집행정지 실행 여부를 불문하고 근거조항이 형사소송법에 있다는 것은 인권을 중시한 법으로써의 충분한 법익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90세 고령에 이른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시 영장전담 판사는 “방어권 보장에 일부 다툼의 여지는 있으나 증거 인멸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이 총회장의 범죄 혐의 중 다툼이 있는 것은 법리상 이 총회장에게는 해당되지도 않는 ‘방역방해’ 혐의가 주된 사안이었다. 이는 그 당시 성추행 사건으로 사회이목이 집중된 오거돈 부산시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던 점에 비춰봤을 때에도 형평성에 맞지 않았고, 이를 보더라도 사회여론에 편승했던 이 총회장 재판은 마녀사냥식 재판이자 여론재판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마녀(魔女)재판’은 중세기 말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서 널리 행해졌던 재판방식이다. 소위 권력자들이 특정인에게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범죄 혐의를 억지로 씌워 처형했는데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재판방식의 하나인 ‘물시험’을 보자면, 물의 속성이 깨끗하기 때문에 마녀처럼 더럽혀진 사람들이 오면 물 밖으로 밀어낸다고 믿고 있었다. 혐의자가 물에 빠져 그대로 죽게 되면 혐의를 벗게 되지만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마녀로 간주돼 화형을 당했으니 마녀재판에 넘겨지면 결과는 죽을 수밖에 없는 형편없는 재판이었다.

21세기 문명사회인 지금도 이 같은 마녀재판은 종종 잇따르고 있다. 특정인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 명예를 훼손하고, 편파적 언론의 왜곡 보도에 터 잡아 여론재판 하는 등 행위가 그 좋은 예이다.

이만희 총회장 재판의 경우를 보면, ‘방역방해’를 내세워 반사회적 범죄인 양 덮어씌우려 했으나 이 건은 무죄였고, 유죄로 인정된 부수적 2개 혐의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평화궁전 관련 건은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따져야하고, 공공시설 무단 이용 건은 세계평화운동 행사 개최를 위한 것임에도 허가하지 아니한 기관의 직무유기는 문책하지 않고 이 총회장에게 무단이용죄만 물었으니 이는 관(官)우선으로 억울한 점이 없지는 않을 터.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시간을 두고 보자면 신천지로 인한 1차 유행과는 무관하게 수도권 2차 유행이 발생됐고, 지금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3차 대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는 이만희 총회장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당시와는 딴판으로 전개되고 있는바, 그동안 신천지가 코로나19로 인해 죄의 온상인양 취급되고 성도들이 오랫동안 비방받아 왔으니 지금 상황에서 본다면 잘못된 판단이자 책임 전가였다. 신천지 종교를 왜곡․매도하고 반사회적 ‘방역방해’라니 사회여론몰이 하면서 모든 책임을 이 총회장에게 덮어씌운 재판은 문제가 있다. 이는 중세기에나 있었던 결코 정의롭지 못한 ‘마녀재판’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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