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시에 있는 새마을 중앙시장의 모습. ⓒ천지일보 2020.12.28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구미시에 있는 새마을 중앙시장의 모습. ⓒ천지일보 2020.12.28

코로나19에 달라진 일상들

상인 “상가에 직격탄 맞아

가게 그만둬야 하나 싶어”

영하 날씨에 “마음도 추워”

“취직 안 돼” 어려운 취준생

[천지일보 전국=특별취재팀] “벌써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만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 느낌이에요. 원래 1년을 보낼 때는 아쉬운 마음도 많았는데 이번엔 빨리 가고 내년이 왔으면 정말 좋겠어요.”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가고 흰 소의 해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8일 경북 김천 황금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던 김분숙(50대, 여, 김천시 황금동)씨는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람은 전 세계를 혼돈에 빠뜨렸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일상 문화가 바뀌었으며 마스크 착용은 일상화됐고 대면을 통한 소통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직장인들은 재택을 통한 온라인 화상회의가 늘어났고, 학생들은 원격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이어지면서 우리 주변의 모습도 많이 바뀌게 됐다. 늘 찾아오던 연말, 지역 곳곳의 연말 풍경은 우리가 알던 예전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천지일보 동두천=손정수 기자] 경기도 동두천의 한 재래시장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8
[천지일보 동두천=손정수 기자] 경기도 동두천의 한 재래시장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8

◆생동감 잃은 수도권, 시민 상인 모두 ‘울상’

서울·경기·인천 지역은 연말을 앞두고 시민들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얼굴에 어두운 표정이 가득했다.

특히 음식점·카페 등을 운영하는 종사자와 시장 상인들은 “올해는 코로나19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1년”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17년 동안 떡집을 운영하는 정순자(65, 여)씨는 “장사를 시작한 이래로 올해 같은 해는 처음”이라고 했다.

정씨는 “수출길이 막히다 보니 모든 재료의 물가가 다 오르고 손님들에게 이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이 몹시 어렵다”며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로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는데, 그 전처럼 시에서 상가에 방역도 하지 않는다. 장날만이라도 방역을 해서 가게를 찾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수진(가명, 40대, 여)씨는 “코로나로 힘든 것도 있지만, 모든 지역을 위험지역으로 보고 거리 두기 단계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며 “특히 카페는 지난 11월부터 거의 영업을 제대로 못 해 월세는커녕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코로나가 끝나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가게 매출도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미영(가명, 62, 여, 의왕시 부곡동)씨는 “포장마차는 개인사업자가 없어 소상공인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1시간이 지나도 손님이 한 사람도 안 들어올 때가 허다하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많이 줄었지만 그렇다고 안 나올 수도 없어 나오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영이 힘든 것은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차두영(가명, 남, 56)씨는 “올해 20년째 부동산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올해 연말이 가장 힘든 기억”이라며 “매매나 전세·월세 가격도 오르면서 대출 규제가 따르니 거래가 뚝 끊겼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기존 세입자들이 집세를 올려줘야 하는데 대출이 어려워지니 빌라로 옮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연말 선물 준비를 위해 북적거렸던 백화점과 마트도 발길이 끊겨 직원들의 한숨이 늘어났다.

인천시에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작년 이맘때는 문을 열면 손님이 몰려왔는데, 올해는 연말과 평일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손님이 없다”며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세상을 뒤바꿔놓은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연수동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출이 저조하지만, 직원을 그만두게 할 수도 없다”며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감염병 확산세로 취업과 일상생활 등을 걱정하는 시민과 정부의 조치에 답답함을 느끼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을 다녀온다는 박진수(가명, 28, 남)씨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취직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면접을 10번도 더 봤는데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어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진옥(여, 경기도 포천시)씨는 “거리 두기를 지키라고 말만 하지 말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막았으면 좋겠다”며 “연말연시에 호텔이나 펜션 등은 매진이라고 하는데 정부에서는 명소 폐쇄로만 그치지 않고 더 강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28일 인천시에 있는 백화점에 손님들이 없는 모습. ⓒ천지일보 2020.12.28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28일 인천시에 있는 백화점에 손님들이 없는 모습. ⓒ천지일보 2020.12.28

◆썰렁해진 충청도, 연말 풍경 너무 비교돼

대전에는 영하의 날씨에 갑천 변에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이런 중에도 산책하러 나온 몇몇 시민의 모습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특히 반려견을 데리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왠지 더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말 대전 은행동 스카이로드 부근에 가면 타 지역민까지 몰려 엄청난 인파와 함께 울려 퍼지는 캐롤과 화려한 영상이 성탄절 분위기를 느끼게 했지만, 올해는 마음까지 얼어붙을 듯 찬바람만 불어왔다.

동구 대동에서 피부샵을 운영하는 서순실(56, 여)씨는 “코로나 이전보다 손님이 20%도 안 된다. 소상공인 지원금 받은 것으로는 임대료도 다 못 내는 실정”이라며 “연말에 낼 세금만 많이 쌓이고 앞으로 살길이 참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가오는 2021년 새해에는 제발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모든 일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정말 좋겠다”며 “아들도 장기간 재택근무를 하니 참 답답하다. 한참 젊은 나이에 주말이면 바람도 좀 쐬고 해야 하는데 방에만 계속 있으려니 스트레스가 많아져 소화도 잘 안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산책하다가 만난 이해자(가명, 여)씨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 3차 지원금으로 조금이나마 숨통을 틀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되니 또 대출을 받아야 할 것 같아 마음이 참 힘들다”며 “코로나 전에는 가게에 단골손님도 많고 괜찮았는데 지난 2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불경기를 겪다 보니 빚만 늘어나고 있다. 이제 장사를 접어야 하나”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전 서구 괴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은순(62, 여)씨는 “코로나 때문에 롯데백화점 부근에 다니는 사람이 확 줄어드니 앉을 자리가 부족하던 우리 식당도 영업 시작한 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라며 “맛집으로 소문이 나도 외출이나 모임이 어려워지니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너무나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좀 벌어놓은 것도 이제는 다 없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때문에 사람 간에 정이 말라가는 게 제일 서글프다”며 “동네 사람들과 이웃사촌으로 함께 음식을 먹으며 웃고 때로는 사는 이야기도 나누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 가끔 눈물이 쏟아진다”고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식당 옆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은주(가명, 50대, 여)씨는 “코로나도 그렇지만,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힘든 일이 많은 거 같다. 코로나에 기록적인 폭우도 있었고 울산에선 불기둥 같은 화재도 있었다”며 “진짜 2020년을 빨리 보내고 조금 더 따뜻한 2021년을 맞이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강원도, 자영업 손실 날로 심각

연말을 맞이한 강원도 원주 자영업소의 영업 손실은 날로 심각하다.

우산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강수(가명, 59)씨는 “20년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생전 처음”이라며 “코로나19 사태는 완전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현재 가정의 생활 패턴까지도 바뀌어 모든 게 엉망이 돼버렸다”고 푸념했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라며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100만원이 나왔는데 이 액수로는 턱없이 부족해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정부에 호소했다.

단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하현(가명, 50)씨는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말 조그만 식당을 개업하고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해 왔지만, 올해 초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부부의 꿈은 완전히 바닥나 이제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이런 와중에 연말연시가 닥쳐 날씨가 추운데 몸과 마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낮고 매서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중앙시장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김동호(가명, 67)씨는 “요즘 생활이 너무나 죽을 맛”이라며 “하루 가계 문을 열고 나서 개시도 못 하고 문을 닫을 때가 거의라 지금까지 벌어놓은 거 가지고 가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는지 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지역 상품권을 발행해 개인에게 지급해서 사용하게 하므로 많은 사람이 모여 먹고 마시며 즐기는 가운데 코로나 감염은 더욱 확산해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방역일지 모르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완전실패한 방역”이라고 정부의 방역 대책을 꼬집었다.

지역의 또 다른 소상공인들도 “하루속히 백신이 들어와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적인 생활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며 “백신 개발 기술을 외국과 협력해서라도 하루빨리 국내에 들여와 모든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28일 텅 빈 광주 기차역에 시민들이 표를 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8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28일 텅 빈 광주 기차역에 시민들이 표를 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8

◆전라도, 일상 문화 바꿔 우울감도 호소

전라도의 연말 분위기도 다른 곳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일상은 모든 문화를 바꿔 놓았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는 광주청사교회 관련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비대면 예배를 권장하고 방역수칙을 강화했지만, 교회발 집단감염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 해를 보내는 송년의 즐거움도 잊은 채 코로나19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8일 광주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은 “올해는 아쉬움도 미련도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패닉 상태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흑석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청년은 “매달 월세에 가계 운영비까지 15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며 “가게에 코로나 손님 방문했다는 말 나오면 손님 발길이 아예 끊기기 때문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돈을 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내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두렵다. 정부가 확진자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전남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송인애(가명, 21, 용봉동) 학생은 “코로나 이후 친구 중에는 주식을 공부하거나 온라인 청년창업에 관심을 두고 실제로 도전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불안한 미래에 대한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광주 말바우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평일에도 많던 고객 발길이 뚝 끊어졌다”며 “코로나19도 원망스럽지만, 보이지 않으니 화풀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젊은 층의 소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전통시장 골목은 더욱 한산해 보였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분위기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두암동 마트에서 만난 정은성(34)씨는 “코로나로 아이가 유치원을 갈 수 없어 미용실에서 일하던 것도 그만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었던 점을 호소했다.

연일 쏟아지는 교회 관련 확진자에 대해 꼬집는 시민도 있었다. 김서영(가명, 65, 두암동)씨는 “교회도 예배도 다 문을 닫아야 하지 않겠냐”며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교회가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자식들도 오지 않고 혼자서 집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어 창살 없는 감옥이나 마찬가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는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일출 일몰 명소도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와 같은 풍경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담양에 사는 이수형(57, 지침리)씨는 “해마다 갔던 가족 여행을 못 가 아쉽지만, 올해는 조용히 동네 한 바퀴 돌며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 대신 가정 내 인테리어를 계획한 시민도 있었다. 강민영(30, 담양읍)씨는 “거실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고 천정에는 야광별 스티커를 붙여 별 밤 분우기를 연출해 연말 분위기를 아이들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혜련(39, 동구)씨는 “올해 연말은 ‘집콕’이 안전하다”며 “스스로 요리사가 돼 특식으로 가족 이벤트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김정민(45, 광주 북구 오치동)씨는 “로또를 사서 만 원의 행복이라도 느끼고 싶다”며 “인근 화순에 친구가 살지만, 만남을 못 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사람 간 소통을 해야 하는데 삶에 흥이 없어진 것 같다”고 우울감을 호소했다.

반면 연말 모임이 없어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성현(가명, 49, 무안군)씨는 “연말 모임도 많고 술자리가 부담스러웠는데 오히려 잘 됐다”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 때문에 답답하고 날마다 출근할 때도 혹여나 걸리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목포에 사는 서한범(36)씨도 “올해는 마스크를 가장 많이 소비한 해였던 것 같다”며 “연말에는 집에서 영화나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집 근처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서 운동하거나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23일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담보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500억원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무담보·무이자·무보증료 3無 혜택의 특례보증 융자로 공급한다. 이에 천형진(가명, 북구 운암동)씨는 “단계 격상으로 인한 영업 손실과 인건비, 임대료에 따른 마이너스 경영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긴급경영자금으로 다 해소되진 않겠지만, 아쉬운 대로 인건비와 밀린 임대료를 해결하고 가게 문도 닫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28일 김천 황금시장의 모습. 손님들이 많이 줄어있다. ⓒ천지일보 2020.12.28
[천지일보 김천=원민음 기자] 28일 김천 황금시장의 모습. 손님들이 많이 줄어있다. ⓒ천지일보 2020.12.28

◆경상도, 힘든 시기 재난지원금 차별 힘들어

경상도도 마찬가지다. 경상도는 올해 초 집단감염이 일어나 도민들이 감염병으로 인해 움츠러드는 시기가 있었다. 시민들과 상인들도 다른 지역들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국민들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해 시민들의 경제를 살리고자 했다. 이번 3차 지원금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김해시에 사는 윤찬혁(가명, 50대)씨는 3차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에 대해 “1차 지원금 때는 전 국민에게 다 줬는데, 지금은 왜 선별해서 주는지 모르겠다. 소상공인만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안 힘든 것은 아니다”며 “전 국민이 코로나 때문에 다 같이 힘든데 여유 있는 사람에게 주자는 취지에서 선별하는 것 같다. 차라리 돈 있는 사람에게는 세금을 더 내라고 하든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사태로 힘든 것을 수치화할 수 없다”며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더 피해를 봤는지 등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시민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저런 정책을 펴니 더욱 답답하다”고 한탄했다.

자영업을 운영하는 박덕수(가명, 50대, 남)씨는 “회사에 일감도 소득도 없고, 손해는 작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며 “사업을 접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질 때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힘든 부분들은 시장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구미시 새마을중앙시장에서 10년 넘게 어묵을 파는 지민정(가명, 57, 여, 구미시 원평동)씨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서 장사도 영 안 되고 수입도 1/3로 떨어져서 힘들다”며 “전국이 모두 힘든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지원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장현우(가명, 40)는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인데 너무 힘들다”며 “3차 지원금도 줘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장씨는 “농민들도 어려운데 3차 지원금은 혜택을 받는 사람만 받고 못 받는 사람은 계속 못 받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내 자녀가 코로나로 학교에서 수업을 못 하니까 교육청에서 아이스박스 같은 상자에 채소, 달걀, 쌀 등을 담아 집으로 배송했는데, 이러한 정책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인 것 같다”고 비난했다.

시장 상인들과 가게 점주들은 손님들이 오지 않아 매출을 걱정하기도 했다.

시장 한편에서 멸치를 다듬고 있던 하미자(78, 여, 구미시 원평동)씨는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면서 이렇게 사람들이 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며 “지난 연휴에도 나와서 장사를 했지만, 오늘은 더 손님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명욱(68, 여, 구미시 원평동)씨는 “25년째 채소장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안 와서 지금 밥값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굶어 죽을 것 같다”며 “최근에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빨리 코로나19와 그 변이된 바이러스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카페를 운영하는 안순희(가명, 40대)씨는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팔고 있는데, 평일에는 일찍 문을 닫고 주말에는 영업하지 않는다”며 “와플의 경우는 재료를 준비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코로나가 계속될 때마다 카페를 계속해야 할지 접어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매일 힘들다”며 “이대로 가면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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