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문화칼럼] 진정 아름다운 얼굴
[이재준 문화칼럼] 진정 아름다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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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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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어떤 얼굴이 가장 아름다운 것일까. 구약성경에서는 ‘에서와 야곱의 화해’를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창세기 33:10)’라고 기록된다.

솔로몬은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로 마르게 하느니라(잠언 17:22)’고 기록했다. 서로 싸우는 사이라면 쳐다보는 얼굴도 아름답지 못하다. 눈에서 저주와 질투, 악행이 번뜩이게 된다. 그러나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면 근심 걱정이 생기고 마음의 병을 얻게 되는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이를 경계한 것이다.

불가에서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말한다. 근심 걱정이 없는 해맑은 얼굴, 활짝 웃는 어린아이에게 부처가 있다고 했다.

문수보살은 주로 석가모니불의 좌측에 자리 잡는다. 용맹한 사자를 타고 미소년 상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얼굴이 아름답다.

상원사 문수보살동자상은 극악했던 세조의 참회와 화해 설화를 담고 있다. ‘문수동자게송(文殊童子偈頌)’은 운율이 있는 칠언(七言) 시로 돼 있는데 아름다운 얼굴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面上無嗔供養具),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口裡無嗔吐妙香),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心裡無嗔是眞實),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無染無垢是眞常)’

우리는 웃음을 사랑해온 민족이다. 신라 인면문 와당은 입꼬리가 귀에까지 걸린 웃고 있는 상이다. 옛 선인들은 ‘웃는 집에 만복이 온다(笑門萬福來)’라는 속담을 만들기도 했다.

유가에서도 잘 웃는 사람이 덕성이 있으며 복이 있다고 생각했다. 살벌한 당파싸움 속에서도 편당하지 않고 웃음으로 감싸준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 이항복과 이덕형의 해학 고사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웃음을 즐기는 민족이다. ‘여러 날 가운데 완벽하게 잃어버린 날은 바로 웃지 않는 날이다’라는 속어도 전해온다. 파리 중심 샹젤리제 거리의 수많은 지하극장에서는 자정부터 새벽까지 코믹스러운 정치풍자 만담을 공연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공연을 중단했겠지만 평소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

2020년 고난의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무엇일까. 미증유의 역질인 코로나19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기적의 역사가 일어났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들이 치료제의 빠른 개발을 위해 3차례 총 3741명이 혈장공여에 참여했다. 혈장공여는 코로나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생명 나눔의 희생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 같은 기적을 찾을 수 없었다.

혈장공여에 앞장선 대구 신천지 신도들은 얼마 전까지도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가장 많은 핍박을 받아왔다. 방역, 행정당국이 언론을 동원, 죄를 뒤집어씌우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혈장 제공자들은 이단이라는 사회적 냉대를 받아오면서도 꿋꿋하게 희생정신을 실천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위시한 당국자들은 이런 고귀한 희생에 입을 닫고 있다. 일부 언론은 아직도 부정적인 보도를 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진정한 기독교 정신이란 무엇일까. 혈장공여에 참여한 이들이 보여준 사랑과 화해, 희생정신이다. 혈장공여를 하고 나오면서 지은 이들의 미소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한국인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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