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2.9

전직 대통령 사과 두고 찬반 의견 갈려

중진 의원들도 김 위원장에 힘 실어줘

정기국회 직후 시기 조율해 사과할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가 현실화한 가운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 위원장은 9일에 진행하려던 대국민 사과를 일단 보류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분 우려는 아직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일인 9일에 맞춰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려했지만, 국회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사과 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내분이 심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선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경우 연일 김 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정권의 탄생부터 사과를 해야 한다”며 “귀태(鬼胎) 문재인 정권은 정권으로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눈물을 뿌리며 사과할 일은 잘못된 역사를 여는데 봉역하셨다는,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재원 전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사과를 하면서 보상을 해 줄 것도 아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영구적으로 집권을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실 무엇을 반성하는지 왜 반성하는지도 모르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친 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상임고문의 경우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자리를 이용해 당을 민주당에 갖다 바친다”면서 “사과는 김종인이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2007년 대선 패배 후 친노(親盧) 세력이 폐족을 선언한 뒤 화려하게 부활한 것을 언급하며 “처절한 반성, ‘신 폐족 선언’은 9월 정기국회 전에라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란 이름의 정당이 원내 1당이 되는 데는 ‘폐족 선언’으로 압축되는 처절한 반성 이후 8년이 걸렸다”며 “국민의힘은 넓은 중도를 기반으로 보수는 물론 합리적 진짜 진보까지 함께해야 하기에 ‘폐족 선언’이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또다시 탄핵을 두고 분열을 조장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을 돕게 될 뿐”이라며 “진정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단죄하고 싶다면, 이제 탄핵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하며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국민의힘 일부 중진과 당직자도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에 찬성하며 김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이후 김 위원장이 사과 시기를 최종 조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정기 국회 입법 전쟁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받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김 위원장이 당내 반발을 뿌리치고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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