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가게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가게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7

당구장, 내일부터 3주간 운영중지

“공백 너무 길어 2500만원 손해”

고깃집사장 “매출 50%이상 급감”

PC방알바생 “알바수당 줄어들어”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매출이 60~70% 가량 줄었는데 내일부터는 아예 돈을 벌수가 없습니다. 2.5단계부터는 운영을 중지해야 하는데 돈이 나오겠습니까?”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만난 이광복(36, 남, 당구장 운영자)씨는 먼지 쌓인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닦으며 이같이 말했다.

본격적으로 ‘3차 대유행’에 돌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키로 한 가운데 상인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깊어만 갔다. 이날 신촌거리에서 만난 상인과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신촌에서 5년 동안 당구장을 운영해왔다는 이씨는 “내일부터 2.5단계를 3주간 시행하면 공백기가 너무 길어 2500만원이나 손해를 본다”며 “당구가 탁구나 배드민턴 같이 격렬한 운동이 아닌데 왜 같은 취급을 하는지 참 답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PC방은 고위험시설에 해당됐다가 PC방협회에서 뭐라고 했는지 지금은 밤 9시까지는 운영할 수 있는 일반시설로 등록돼 있다”며 “하지만 당구장은 아예 운영을 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당구장”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내가 신촌에 5년 있었지만 이처럼 (당구장) 폐업률이 높은 때도 없었다”면서 “내일부터 영업금지라 당장 무엇을 해야 될지 고민된다. 배민(배달의 민족)라이더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 10년차인 이씨는 경제적인 문제가 가정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위 친구들도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리를 나가보면 새벽거리처럼 불도 꺼져있고 사람도 없어 점점 우울감도 온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노래방 문이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노래방 문이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2.7

2.5단계로 격상되면 기존 5종의 유흥시설 외에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이 추가로 중단된다. 상점·마트·백화점, 영화관, PC방 등 생활과 밀접한 시설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식당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런 시설들에는 방역수칙을 한 번이라도 위반할 경우 집합금지 처분을 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가 시행된다.

신촌거리 한 고깃집에서 총책임을 맡고 있는 최모(47, 남)씨는 “우리가게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오랜 시간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판매해 이윤을 남긴다. 그래서 낮보다 저녁손님이 많다”면서 “하지만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고 했다.

그는 “오후 9시 이후에 일했던 직원들은 모두 다 쉬고 있고 무급휴직 중”이라며 “(단계 격상이) 이달 28일까지면 이번 달은 통째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정부가 식당운영자들의 입장을 잘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식당별로 손님을 맞이하는 시간이 다 다른데 형평성에 맞게 정책을 내려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알바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신촌거리 한 PC방에서 손님에게 좌석을 안내하던 알바생 한상아(26, 남)씨는 “내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지되니 야간 알바생이 오전과 오후 타임에 들어오게 됐다”며 “정해진 시간을 나눠 일하게 되니 알바생 전체가 수입이 줄게 됐다”고 말했다.

홍익대 인근 코인노래방 알바생 A씨는 “2단계였을 때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걸로 안다”며 “내일부터 시행되는 2.5단계로 사장님이 ‘그만두던지 3주 뒤에 다시 일하든지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2단계와 2.5단계로 격상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삶이 달라졌다”며 “조금 더 빨리 말해주고 준비하도록 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허탈한 듯 얘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PC방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PC방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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