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파전 속 ‘양강 구도’로 전개

시너지 효과 및 자금력 ‘충분’

현대重, 계열사 시너지 기대

GS건설, 사업다각화 목표

총수 후계자들의 경영 시험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의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굵직한 기업들이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 유진그룹, 글랜우드PE,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파트너,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자금력이 탄탄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현대중공업과 GS건설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시장 예상과 달리 다수의 원매자들이 예비입찰에 뛰어들면서 앞으로 인수전은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본입찰은 이르면 이달 중순에 진행되고, 우선협상대상자는 연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인수전이 과열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그동안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 8조원, 8404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인수전은 지난 9월 28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에 대한 예비 입찰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매각가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원가량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 중인 밥캣 지분 51.05%는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건설기계 1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첫 번째 사명은 조선기계제작소로 1937년 설립됐다. 이후 1963년 한국기계공업㈜, 1976년 대우중공업㈜, 2000년 대우종합기계㈜,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이 변경됐으며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엔진 등을 생산 기업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를, GS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2위를 다투고 있는 현대건설기계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 공급망, 유통망, 기술 공유 등의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합병이 성사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대로 상승, 세계 5위인 볼보건설기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배경으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부사장은 경영승계를 앞두고 3세 경영수업이 진행 중에 있다. 그는 현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 로봇 등 현대중공업 신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자금여력을 갖춘 GS건설의 참여로 이번 인수전의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게 됐다. GS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 9500억원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 중 자금력을 가장 풍부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게다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까지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한 상황이어서 자금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GS건설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기존 건설부문과 건설장비 부문과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또 두산인프라코어가 갖고 있던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GS건설에선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4세)인 허윤홍 사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신사업 부문 대표로 승진한 후 자신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사업을 필두로 견조한 실적을 올리며 4세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기존 건설업에 국한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재계 유력 후계자인 두 사람에게 자신의 경영 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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