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거주·이전의 자유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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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변화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모임이나 회합이 없어졌다. 방역수칙이 1단계로 내려가면서 모이는 것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대단위의 모임이나 행사는 어렵다. 그리고 행사가 개최돼도 상당수의 사람은 참가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사람들 간의 교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점차 자연스럽게 온라인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또 다른 변화는 외국과의 교류이다. 그동안 국가 간의 장벽이 완화되면서 여행 등의 목적으로 출국하거나 외국인들이 여행 등의 목적으로 입국했다. 비자면제협정이 다수 국가와 체결되면서 외국 여행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될 정도로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유로워졌다. 연휴나 휴가철이 되면 공항이 미어터질 정도로 여행객이 붐볐었다. 게다가 한류 붐으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었다.

코로나19는 외국 여행을 거의 정지시켰다. 많은 국가가 감염확산의 위험 때문에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때는 많은 국가로부터 입국 금지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외국여행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여행대상 국가들의 입국 통제도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도 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외국여행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헌법 제14조에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규정해, 누구든지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는 머무르는 자유뿐만 아니라 이전하는 자유도 보장하기 때문에 여행의 자유가 포함된다. 이전의 자유에는 외국으로 나가는 출국의 자유가 포함되고, 출국한 이후 입국의 자유도 포함된다. 그런데 국가는 출입국의 자유에 대하여 국민만을 보장하고 외국인에게는 보장하지 않는다.

입국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가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나가려면 가려고 하는 국가의 법에 따라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갈 수 있다. 항공·선박 등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여행을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여행객의 증가로 관광 수입이 국가 경제에 큰 보탬이 되면서 많은 국가가 여행을 목적으로 입국 신청을 하는 외국인에게 일정 기간 비자를 면제해 줬다.

여행이 과거에 비해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해도 외국 여행은 상대 국가의 법과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지 외국인의 기본권은 아니다. 과거 연예인으로 활동했던 자가 병역의 의무를 피해 외국국적을 취득한 후 여러 차례 입국을 시도했다. 그러나 입국이 거부되자 당사자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고 소송을 청구했다.

거주·이전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인류 보편적 인권은 아니다. 인간이면 누구든지 보장받는 양심·종교 등 정신적 기본권과 달리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민에게만 보장된 권리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버린 자에게 거주·이전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 어떤 권리에도 상응하는 의무는 존재한다. 권리만을 보장해달라는 것은 기본권의 속성을 잘 모르고 하는 주장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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