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전대웅 기자]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가 목포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전요부두에 접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전대웅 기자]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접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7

“北, 적화적 도발로 조롱…시신이라도 찾아야”
“국방부 증거 없는 월북 단정 발표, 어이없어”

[천지일보 목포=이미애 기자] “대통령이 평화선언을 하면 뭐합니까. 북한은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고 연평도 사건 이후 또다시 우리 선량한 민간인을 사살했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서해어업관리단 인근에서 낚시를 즐기던 김씨는 “눈치만 보며 평화도 아닌 평화선언을 한 대통령을 무엇을 보고 믿어야 하냐”고 한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러 가지로 심신이 지친 시민들의 반응(정부에 대한)은 냉담했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A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항에 도착한 가운데 서해어업관리단 주변은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이날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가족들 마중은 없었다.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은 앞서 26일 오전 해경 조사를 마치고 출발한 지 약 15시간 만에 돌아왔지만, 북한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동료의 죽음에 할 말을 잃었다.

서해어업단 직원들은 사고 이후 24시간 비상 근무를 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고를 당한 A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한 국방부의 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국가어업지도선(무궁화 10호)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왔다는 이명윤(56)씨는 “북한은 ‘평화’보다 항상 ‘적화’적인 도발 행동으로 우리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고 한숨지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대북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목포 하당에 사는 박진석(60)씨도 “북한에 의해 죽은 것도 억울한데 확실한 정황이나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고 ‘월북’하려고 했다는 식의 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국방부의 성급한 발표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했다.

[천지일보 목포=이미애 기자] A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항에 도착한 가운데 적막감이 흐르는 서해어업관리단 입구.ⓒ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 목포=이미애 기자] A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항에 도착한 가운데 적막감이 흐르는 서해어업관리단 입구. ⓒ천지일보 2020.9.27

목포 시민들은 이번 A씨의 죽음에 대해 많은 의문을 품었다.

또 노을공원 주변 한 커피숍에서 만난 서인영(45)씨도 “어업단 직원이 사살된 것도 모자라 시신조차 찾지 못해 안타깝다”며 “진도만큼 연평도도 물살이 쎈 곳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빨리 시신이라도 찾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군대는 어디까지 망가질지 모르겠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 지침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국방부가 어이없이 월북이라고 단정했다 북한의 편지로 한 시간 만에 말을 바꾼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이날 본지가 만난 시민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컸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보기에 국민의 안위는 온데간데없고 온갖 정치싸움뿐이니 이제는 정부도 아무것도 믿지 못하겠다”며 “뉴스를 보면 좋은 소식은 없고 오로지 자기들 밥그릇 싸움뿐이니 사람들은 우리나라 돌아가는 일에 점점 관심이 없어지고 있다”며 “나도 스트레스 받기 싫어 낚시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어업관리단 관계자는 “돌아온 선원들에 대한 차후 상황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도착한 선원들은 오후 3시 배에서 바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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