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치사율, 신종플루10배

호흡기 전염병 예부터 존재

1910년부터 ‘마스크 착용’

사스, 감염자 8096명 발생

메르스, 확진자 총 2494명

신종플루, 670만여명 감염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사스’ ‘메르스’ ‘스페인독감’ 등 수많은 호흡기 전염병의 역사는 인류 역사와 동행해 왔다. 2020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해 214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17일 기준 3000만여명의 감염자와 100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내는 등 인류 전염병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이는 2009년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해 670만여명을 감염시켰던 신종인플루엔자보다 약 4.5배 많은 사람을 감염시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의 잠정 치명률(치사율)은 약 3.1%로, 이전에 많은 사람을 죽게 한 신종플루의 치명률(약 0.3%)보다 약 10배나 높다.

코로나19에 수많은 유명인들이 감염되거나 사망하기도 했으며 종교, 정치, 사회, 경제, 교육, 군사, 외교, 문화, 기업, 일상생활 등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로 발생해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3월 말까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 그리고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으로 확산했다. 이에 각국은 출입을 제한하고 국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지침을 내리는 등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대학 중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 24일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중국 내 사망자는 41명으로 늘었다(출처: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대학 중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 24일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호흡기 전염병의 역사

코로나19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가 인류와 함께한 선례를 먼저 살펴보면, 2003년에 유행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에 발견되고 국내에는 2015년에 유행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고, 감기·독감 증상과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2년 말에 처음 발견된 사스는 200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해 총 8096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으며, 이들 중 77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치사율은 약 9~10%이다. 한국에서는 총 3명의 감염자에 그쳤고, 그 3명도 완치됐다.

2012년에 발견된 메르스의 경우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파가 되고 2015년에는 한국에서도 한 차례 유행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2494명이 감염되고 8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한국에서는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38명이 숨졌다. 한국에서의 치사율은 2017년 기준 20.4%이다.

또 다른 호흡기 전염병 유행 사례로 ‘2009년 인플루엔자 범유행(신종인플루엔자)’ 사태도 빼놓을 수 없다. WHO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감염자 수만 670만여명으로, 중간에 WHO가 감염자 수를 세는 것을 중단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10년 4월에 WHO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소 사망자만 1만 7583명이다.

호흡기 전염병은 이처럼 21세기 초에만 여러 차례 유행한 것뿐 아니라 중세시대의 역사에서도 사람들 간에 전파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1918년에 유행해 약 5억명을 감염시키고 최소 1700만명에서 최대 5000만명의 사망자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독감’이 이에 해당한다.

‘2009년 인플루엔자 범유행’ ‘스페인 독감’의 바이러스는 같은 유형으로 이는 ‘인플루엔자’에 속한다. 인플루엔자로 인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기적으로 대량의 사망자가 나온 기록이 존재한다. 인플루엔자 누적 사망자는 대략 3억 5000만명으로 추산하는데, 매년 전 세계에서 최소 수만명에서 최대 수백만명씩 죽는다.

미국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가 제공한 자료사진으로 2012년 발생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형질을 색상화해서 보여주는 사진. 미 보건 당국은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지난 2일 치명적인 이 바이러스의 첫 감염 사례가 기록된 후 추가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첫 감염 환자는 인디애나주(州)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뉴시스)
미국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가 제공한 자료사진으로 2012년 발생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형질을 색상화해서 보여주는 사진. (출처: 뉴시스)

◆‘마스크 착용’… 전염병에 맞서는 인류

이처럼 호흡기와 관련된 전염병이 오랜 시간 인류와 공존한 가운데 인류가 어떤 방법으로 이를 예방하고자 노력했을지 주목된다.

다양한 노력이 있었겠지만 그중 괄목할만한 방법은 바로 ‘마스크 착용’이다. 물론 가장 좋은 예방은 타인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이겠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등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현재에도 손을 자주 씻는 것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예방법으로는 마스크 착용이 있다.

이는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는 전염병뿐 아니라 ‘페스트(흑사병)’와 같이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병이나 ‘천연두’ ‘홍역’ 등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도 오랜 시간 심각하게 인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위는 1910년에서 1911년 사이의 중국 만주 전염병에서부터 유래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중국 의사인 우롄테는 “이 가면(마스크)을 모두가 페스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할 수 있는 ‘선별적 기구’”라고 묘사했다.

1918년부터 10년 동안 전 세계 4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스페인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숫자는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총 사상자보다 더 많다. 같은 발병이 인도에 이르렀을 때 뭄바이 열병으로 도착해 전 세계 사망자의 40%인 17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병을 막으려는 의도로 스카프와 베일로 얼굴을 가리는 풍습은 이 시기부터 시작돼 1919년 말경까지 계속됐다.

또한 1934년 유행한 인플루엔자는 일본인에게 ‘사회적 예의’라는 마스크 착용의 새로운 의미를 각인시켰다. 감염된 사람들은 세균을 남에게 전파하지 않는 것이 양심적으로 당연했고, 마스크는 더 이상 감염을 막으려는 건강한 개인만이 착용하는 것이 아니게 됐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거리두기를 2주간 2단계로 완화한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을 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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