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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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喜怒哀樂)은 기쁨과 노여움, 슬픔, 그리고 즐거움이라는 사람이 흔히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을 말한다. 어쩌면 이 감정은 인생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분노조절장애는 심리학 용어로 대부분 분노를 참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과도한 분노의 표현으로 자신이나 타인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또 다른 증상도 있는데 분노를 느끼지 못하고 늘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느끼는 경우도 분노조절장애에 해당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보일러의 경우에 제멋대로 높은 온도로 올라가는 것도 조절이 잘 안 되는 고장으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아무리 온도를 높이려 해도 같은 온도를 유지한다면 그것 또한 고장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희로애락은 우리가 살면서 느끼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우리사회는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다스리도록 교육한다. 어렸을 때부터 흔하게 들어온 말 중에 ‘남자는 함부로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있었다. 왜 안 될까? 슬플 때 울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예전에는 결혼하는 날 신부가 웃어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누군가는 웃는 게 안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결혼식 날 신부가 웃으면 딸을 낳는다며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그 시절에 딸을 낳게 된다는 이야기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하던 시대였기에 거의 저주에 가까웠다. 필자도 결혼식 날 웃은 것 때문인지 딸만 둘을 낳았다. 물론 지금 딸만 낳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결혼식 날 웃으면 안 된다는 말에는 반발심이 생긴다. 일생일대의 손에 꼽을만한 좋은 날 웃지 말라고 하다니 말이 안 된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도 있다.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려 슬픔과 분노 등의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용어는 일본 쇼인여대의 나쓰메 마코토 교수가 처음 사용한 의학적 용어이다.

마코토 교수에 의하면 대부분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에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언제나 미소를 짓는 것이 자신의 고용상태를 지속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실제로 식욕 감퇴, 성욕 저하, 불면증, 무력감, 잦은 회의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고 한다. 

정말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은 희로애락의 감정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다. 요즈음 젊은 연인들은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감정표현을 잘한다. 감정표현을 억제하도록 교육받아온 우리 기성세대들이 보면 어색한 면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 

자신의 감정표현을 혼자만 간직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표현해 보도록 하자.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관찰해보면 희로애락의 표현만으로도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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