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가 왜 수장자리에… 임시총회 소집지연은 직무유기”

▲ 길자연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길 목사, 청문절자 소집 불참
“이번 선거 투명했다” 주장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길자연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직무대행인 김용호(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를 교체해 달라며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직무대행자개임(改任)신청을 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5일 한기총 회원들에게 발송한 서신을 통해 순차적인 청문절차를 거쳐 한기총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길 목사는 “법원이 조속한 시일 내에 임시 총회를 열어서 인준 절차를 밟으라고 했는데 김 직무대행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길 목사에게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김 변호사를 한기총 직무대행자로 세웠다. 결국 길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됐다. 이에 대해 길 목사는 지난 11일 모 일간지에 성명서를 내고 김 직무대행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길 목사는 직무정지 판결에 대해 “기독교를 우롱하는 판결이다. 법원의 판결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평신도(김 직무대행)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수장자리에 앉아 1200만 성도를 다스릴 수 있느냐”며 직분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문제삼았다.

김 직무대행은 이러한 성명서 발표에도 아랑곳없이 한기총 사태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청문절차 추진의사를 밝혔다. 기간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5월 13일까지 한 달이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14일 신청인(이광원 목사 외 15인) 측과 대변인에 대한 첫 청문절차를 가진 데에 이어 21일 피신청인(길 목사) 측과 대변인에 대한 청문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길 목사 측은 21일 청문절차를 거부한 채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는 김 직무대행에 강도 높은 비난공세가 이어졌으며 길 목사는 청문절차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은 임시총회 날짜로 잡아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 절차를 밟아 줄 것을 김 직무대행에 요청한 날이기도 하다.

한편 금권선거에 대해 일절 입을 열지 않던 길 목사가 한기총 사태를 금권선거 의혹으로 몰아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길 목사는 한기총 금권선거 의혹에 대해 “결단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인터뷰에서 길 목사는 “교단(예장 합동) 목회자들의 권고로 출마했다”며 “선거철마다 뒷조사를 하는데 돈을 쓰다 걸리면 망신을 당할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투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기총 사태를 금권선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한기총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기총 해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한기총은 안에서는 목사들의 양심고백이 금권선거를 뒷받침해 주고 있으며, 밖에서는 자정능력이 없는 구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안팎에서 모두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만큼 문제의 근본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할 시기를 스스로 놓칠 경우, 한기총 해체 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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