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울며 겨자먹기로 일해요”… ‘거리두기 2.5단계’ 수도권 자영업자의 눈물
[르포] “울며 겨자먹기로 일해요”… ‘거리두기 2.5단계’ 수도권 자영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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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과천=이성애 기자] 과천시에 있는 한 점포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과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을 붙여 놨다. ⓒ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 과천=이성애 기자] 과천시에 있는 한 점포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과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을 붙여 놨다. ⓒ천지일보 2020.8.31

과천·용인·의정부 거리

눈물 보이는 자영업자들

“이렇게 손님 없는 적 처음”

유동 인구 크게 줄어들어

임대 내놓고 가게 문 닫아

[천지일보=류지민·이성애·송미라 기자] “테이블이 4개라 거리두기로 4명밖에 받을 수 없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손님이 오지 않습니다. 가게를 17년째 운영하는데 이제는 거의 사 먹으러 오는 사람도 없어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지 둘째 날인 31일 과천시 별양동에서 17년째 죽장사를 운영하던 한 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딸과 직원 1명으로 셋이서 일한다. 지금처럼 손님이 없으면 직원을 그만두게 하고 싶어도 정부 정책 때문에 맘대로 할 수도 없다”며 “문을 닫으면 월세와 주차료 300만원을 어떻게 만들겠냐. 월세를 빚내 줄 수는 없는 형편이라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날 오후 과천시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거리에 가게들도 한산했고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공원에서 사람들이 놀러 나왔지만 이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손님들이 끊이지 않던 피부관리실과 카페에도 손님 대신 애완동물들만 가끔 보였다.

과천에서 피부관리실을 하는 한 업소 관계자는 “하루에 기본 10명 이상 오던 손님들이 지금은 2명 이하로 온다”며 “손님이 왔다가 혹시나 그냥 갈까 간신히 문만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장사하는 가게도 사정은 비슷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예전엔 알바생 2명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일해도 월급 받기가 민망할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며 “지금 오후가 지나가고 있지만 대략 10잔 정도 팔았다. 정말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있는 한 약국이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폐업해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있는 한 약국이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폐업해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천지일보 2020.8.31

상황은 경기도 용인시도 비슷했다. 용인시 포곡읍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 및 상가도 한산했다. 가게 문을 열더라도 방문하는 손님이 가게로 오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곳곳에 임대라고 적힌 상가들이 즐비했고 관리를 안 한지 오래돼 보이는 가게도 있었다.

용인시에서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한성욱(가명, 50대, 남,)씨는 “코로나19로 사람들 발길이 끊기기도 했지만 거리두기 때문에 더 안 오기도 한다”며 “휴업해서 매출 상관없이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여러 곳의 상가나 매장 입구에는 방문자 명부와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던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간단한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병규(가명, 40대, 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선 매장 내에서 음식·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며 “방역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이 상태로 계속 지속한다면 가게를 정리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페들은 대부분 매장 내 탁자와 의자를 겹겹이 쌓아 구석에다 정리해 뒀다. 포장 주문을 하러 방문하는 손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은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 한가한 모습을 보였다.

[천지일보 의정부=송미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에 위치한 가게가 임대문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 의정부=송미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에 위치한 가게가 임대문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천지일보 2020.8.31

의정부시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음식점이나 카페에 잔류하는 사람 수가 줄어 거리가 생기가 없어지고 유동 인구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이곳의 상가들도 임대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고 열지 않은 점포도 많았다.

특히 2주 전만 해도 음식점을 찾는 손님으로 북적이던 중심상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상가 열 곳 중 한 곳은 임대 문의를 내놓은 상태였고 기간이 오래돼 플래카드가 빛바랜 곳도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에 있는 한 미용실의 원장은 “요즘 가게에 손님이 없어서 이 동네에서 올해 초 오픈하고 이번이 가장 힘들다”며 “평균 매출이 20~30% 줄었다. 참고 견뎌야지 무슨 수가 있겠나”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심상가에서 두부 가게를 운영하는 맹상훈(가명, 50대, 남)씨는 “코로나19 2.5단계 강화로 많이 힘들다. 그나마 낮에라도 문을 열고 장사하는 게 다행”이라며 “운영을 못 하게 되는 9시 이후엔 가게들이 더 힘들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주변 옷가게나 치킨 가게도 사정은 같았다. 근처에 있는 한 치킨집에는 아예 출입문 셔터를 내렸다. 가까이 가보니 ‘9월 6일까지 매장 휴업’이라는 쪽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의정부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는 김시연(가명, 60대, 여)씨는 “전국 다른 매장들도 전부 매출이 떨어졌다”며 “불편을 감수하며 다니고 있지만 2.5단계 격상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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