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오후 10시 홍대거리에 있는 식당 대부분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오후 10시 홍대거리에 있는 식당 대부분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20.8.31

식당·카페 절반 불 꺼져 있어

식당주인 “매출, 작년 1/5수준”

“자영업자 대책 만들어 달라”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수준입니다. 임대료도 못 메꾸는 상황은 여기서 장사하는 모두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지난달 31일 홍대거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전우석(가명, 55, 남)씨는 식당 밖에 있던 현수막을 정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10시 홍대입구역은 평소보다 사람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이던 홍대거리도 어두컴컴하고 적막했다. 과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홍대입구역 인근 식당과 카페에 늦은 시간까지 젊은 사람들이 북적이곤 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그 많은 식당과 카페, 술집들의 절반은 족히 넘는 가게의 불이 꺼져 있었다. 프랜차이즈 카페, 식당, 술집 문에는 ‘9월 6일까지 휴업합니다’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휴업하진 않았지만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은 곳도 많았다.

포장·배달이 가능한 카페나 식당은 장사하는 곳이 꽤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매장 청소를 하는 등 마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부는 포장 주문을 하러 오는 손님을 맞았다. 문 앞에는 포장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떡볶이·치킨과 같이 평소 사람들이 배달 주문을 많이 하는 음식을 취급하는 가게 앞에는 오토바이 2~3대가 주차돼 있었다. 가게에서 배달부가 포장된 떡볶이를 가지고 나와 오토바이에 실었다. 골목에는 배달부가 오토바이의 시동을 거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오후 10시 홍대거리에 있는 식당 입구에 9월 6일까지 휴업한다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9.1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오후 10시 홍대거리에 있는 식당 입구에 9월 6일까지 휴업한다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8.31

홍대거리에 이 같은 변화가 생긴 건 지난 8월 30일부터 시행된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따른 결과이다.

이 조치에 따르면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선 매장 내에서 음식·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수도권 내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저녁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매장 내 음료·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다만 포장·배달은 허용된다.

전씨도 홍대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2.5단계 격상 조치 이후인 지금이 가장 매출이 적은 상황이다.

전씨는 “2단계 시행 이후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해서 작년 동월보다 30%가량 줄었다”며 “2.5단계부터는 여기서 또 반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또 “결과적으로 작년 이맘때의 5분의 1 수준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근무가 수월한 것도 아니다. 인건비가 부담돼 직원도 돌려보내고 아내와 둘이 일을 하고 있다”며 “4대보험료·임대료는 그대로 납부해야 하는데 매출은 급감한 상황이라 임대료만 메꾸기도 벅차다”고 털어놨다.

전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해가는 상황에 맞춰 배달 장사도 시작했다고 한다. 전씨는 “배달 업체를 써서 주문을 받고 있다”면서 “수수료, 부가세로 인해 1만 2000원 상당의 음식을 팔면 1000~2000원 이득을 보는 수준”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정부에게 바라는 점도 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2단계든 2.5단계든 하는 건 좋은데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하더라도 4대보험료를 똑같이 받는 건 아닌거 같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몸은 몸대로 힘들고, 4대보험료도 그대로 납부해야 하고, 인건비도 부담돼 사실상 임대료 벌려고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최명진(가명, 50대, 남)씨는 “지금 제일 많은 피해를 보는 건 자영업자들”이라며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거리를 둬도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감염)로 피해를 보는 건데 너무 억울하다. 속이 타다 못해 더 이상 탈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거리두기 첫날은 2팀, 어제는 6팀 받고 장사를 마무리했다. 9시까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9시까지 마감을 해야 하니까 최소한 7시반부터는 정리에 들어가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손님을 받는 시간은 2~3시간 밖에 안 된다. 그나마 아예 손님을 못 받는 집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거리에 사람들이 작년 동월 대비 70~80% 감소했다. 최근 교회발 확진 이후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거리두기를 한 마음으로 잘 지켜주고 정치적으로 이용도, 싸움도 그만하고 코로나19를 종식하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홍대거리에 있는 카페에 영업을 오후 9시까지만 한다는 공지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둘째 날인 31일 홍대거리에 있는 카페에 영업을 오후 9시까지만 한다는 공지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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