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 2020.7.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 2020.7.5

이르면 18일 국무회의 상정 관측

‘검찰총장 힘빼기’ 지적 나와

현직검사 “고민 없는 개편안”

직제개편 뒤 중간간부 인사 예정

윤석열 ‘완벽 고립’ 이뤄질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이 사실상 검찰 직제개편안을 반대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이를 그대로 강행할 지 관심이다. 직제개편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단행될 전망이라 검찰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오는 18일 검찰 직제개편에 대한 법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1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의 차장검사급 주요 보직을 폐지하고, 대신 인권과 형사 업무를 담당할 차장검사급 보직을 신설하는 등의 직제개편안을 대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수사정보정책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기획관 등 4개의 직책을 없애고, 인권부를 없애는 대신 검찰총장 직속 인권정책관을 만들고 감찰부에 인권감독과를 신설한다. 또 형사부장 아래에 형사정책관을 새로 둔다. 아울러 공판부는 확대 개편된다. 그러면서 ‘현재도 공판검사실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함에도 형사부 인력을 이관하는 만큼 형사부 업무이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직제개편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를 막는다는 비판이 나오며 검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아래서 타생한 인권부가 2년 만에 사라지는 점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큰 고민 없이 직제개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 2020.7.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천지일보 2020.7.5

실제 차호동(41, 사법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 없이 공판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개편안을 만들기 위한 개편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공판검사실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떠한 실증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의 비판에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과장으로서, 검찰 구성원들께 우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관련 내용은 이번 직제개편안에는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사과했다. 공판부 확대 방안 등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판에 한정되는 지적이 아님에도 개편안의 국무회의 상정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법무부는 14일까지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대검에 요청했다. 이 때문에 검사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2019.10.17

결국 대검은 14일 사실상 개편안에 반대하는 식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제개편이 완료돼야 중간간부 인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빠른 시일 내에 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되면 안 그래도 ‘외딴 섬’ 신세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완벽하게 고립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른 사표도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검사장급 인사 이후에도 문찬석(59, 24기) 전 광주지검장 등이 옷을 벗었다. 문 전 검사장은 사퇴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에 대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하는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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