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반석교회 16명·기쁨153 18명·서울 선교회 4명

“동작구 부부, 소모임 참석하고도 진술 ‘회피’”

“교회 위험요인, 교회 예배 후 교인들과 식사”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교회 내 소모임 집합제한 명령이 해제된 지 불과 2주 만에 수도권 교회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교회를 고리로 어린이집, 학교, 다단계 판매업체까지 이어져 지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낮 12시 기준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반석교회와 관련해 8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표환자(첫 환자)를 포함한 교인 10명과 가족·지인 2명, 직장 관련 4명이다.

특히 확진판정을 받은 교인을 통해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와 원아 2명이 확진을 받으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반석교회의 위험요인으로는 교회 예배 후에 교인들끼리 식사가 이뤄진 것을 확인 했다”며 “교인 중 어린이집 종사자를 통해서도 전파를 확인했는데, 어린이집 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 (출처: 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 (출처: 뉴시스)

고양시 덕양구 기쁨153교회에서는 이날 3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누적 18명으로 늘었다. 직장 관련 9명, 교인 8명, 가족·지인 1명이다.

권 본부장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서울시 강남구에 소재한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라는 다단계 판매업체와 관련된 추가 환자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대본은 엘골인바이오에 목사의 배우자가 속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다단계 업체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할리스커피 선릉역점과 역삼동 V빌딩 주변에 위치해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교회 소모임 관련 집단 감염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선교회에서 활동하는 은평구 구민 1명이 지난 4일에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가족 1명이 같은 날 양성판정을 받았다. 또 이들과 함께 모임에 참석한 동작구 거주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특히 동작구에 거주하는 부부는 지난달 19일 선교회 소모임에 참석하고도 당국에 제대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DB

권 본부장은 “역학조사 결과 지난달 22일과 23일 각각 확진판정을 받은 부부 2명이 지난달 19일 같은 선교회 소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분들이 소모임에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술이 사실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통해 파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보제공 자체의 회피라고 일단 판단하고 있다”면서 “더 자세한 것은 해당 지자체에서 조사를 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히 주말에 종교행사나 종교 소모임 등 관련 활동을 통해서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로 전파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주말 종교행사나 하계 수련회 등 여름철 종교행사는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6월 중 수도권 종교시설에서 보였던 유행양상이 또 다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종교와 관련된 소모임 등에서의 재발생은 방역당국자로서 아주 깊은 우려를 갖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을 만날 때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며 “시설 관리자들이 출입할 때 요구하는 발열체크, 출입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등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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