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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선정성 광고에 시민들 대안 촉구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외국인 여친과의 술자리에서 헉, 그녀가 원하는 건 크기? 힘!”
이 같은 선정적인 광고 문구들을 국내 종합 일간지 인터넷판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 요즘, 기사를 읽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온통 선정적인 광고로 가득하다.

지난해 말 김성동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35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인터넷 광고비가 2005년 6600억 원으로 30~50%의 성장을 했고, 2009년에는 1조 2978억 원 규모로 커졌다.

국내 종합 일간지 인터넷판 광고에서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 광고는 전체 광고의 11.8%에 이르고 스포츠 연예지는 선정적 광고 비율이 20.6%에 달했다. 전제 광고 5개 중 1개는 음란성 광고라는 셈이다.

판별 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무작위로 광고가 노출되는 부작용을 안고 있어 인터넷 광고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현재는 지난 2007년 발족한 ‘한국 인터넷 광고 심의기구’가 자율규제를 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비회원사의 참여를 강제할 수도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갖고 있다.

선정적인 광고뿐 아니라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기사 노출에 대한 심각성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부분 포털사이트라는 경로를 통해 언론사 뉴스 홈페이지로 유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언론사 간 경쟁으로 자극적인 헤드를 남발하는 등 불건전한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지난 2009년 1월 네이버가 메인화면의 뉴스 제공 방식을 채택하면서 뉴스캐스트 서비스가 실시됐다. 뉴스캐스트에는 90여 개 언론사의 주요 뉴스들이 회전·선택방식으로 제공되는데 이를 하루 평균 1700만 명의 이용자가 열람하고 있다.

네이버는 건전한 인터넷 뉴스 제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옴부즈만 카페를 개설해 선정적인 기사를 신고받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관심 있는 기사를 클릭해보면 기사 좌우에 성인광고가 많아서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저는 평범한 주부지만 혹시나 내 아이가 신문기사를 검색이라도 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신문사 사이트인지 야동 사이트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이같이 카페에 신고된 내용에는 광고나 기사에 선정성 수준이 심각하고, 무방비로 청소년에게 노출되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제기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네이버 운영업체인 NHN에 따르면 이와 같은 이용자 항의가 매달 150건 꾸준히 빗발치고 있다. NHN는 접수 받은 항의내용을 언론사 측에 주의 등을 주면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NHN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월드컵 이후 네이버 뉴스캐스터에서 선정적인 보도가 늘어났다며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손안에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나이와 성별, 계층에 상관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선정적인 기사와 노골적인 성적 광고가 청소년에게 노출될 가능성은 커졌고,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급기야 NHN 측은 지난달 31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네이버 뉴스캐스트 정책 변경 설명회’를 열어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사에 대해선 퇴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NHN의 뉴스캐스트 선정 기준과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갈등은 남아있어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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