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네 속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보이지 않는 속을 어떻게 보고 행복해지죠? ‘인체의신비’ 네 번째 시간에는 우리의 오장육부를 속담, 옛말을 통해 속속들이 바라보겠습니다.

“허파에 바람 들어갔냐?”

실없이 웃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말입니다. 그러면 허파에 바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 입니다. 허파, 즉 폐에 바람이 안 들어가면 숨을 못 쉬겠죠.

그러면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아마도 폐에 공기가 과하게 들어갔거나, 기흉 증상으로 정상적인 호흡을 찾기 위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캑캑’거리며 웃는 것 같아 생긴 말이지 싶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허파 줄이 끊어졌나’가 있습니다.

창자와 관련된 고사성어에 ‘모원단장(母猿斷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장’은 창자가 끊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모원단장은 새끼 원숭이를 뺏긴 어미 원숭이가 괴로움에 창자가 끊어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는 슬픔, 그 고통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왜 사촌이 땅 샀대?”

갑자기 배가 아픈 친구에게 농담조로 이 말을 건넵니다. 누군가 잘되는 것을 시기할 때 던지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가져온 것이죠. 우리는 상대방이 하는 행위가 거슬리고 아니꼬울 때 ‘배알(밸)이 꼴린다’고 말합니다. ‘배알’은 창자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쓸개에 관련된 표현으로는 ‘쓸개 빠진 놈’이 있습니다. 하는 짓이 사리에 맞지 않고 줏대가 없는 사람한테 주로 쓰는 말입니다. ‘담낭(膽囊)’이라고도 불리는 쓸개를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담(膽)대하고 과감한 기운이 나오는 곳으로 여깁니다.

‘쓸개 없는 놈’과는 좀 상반된 말로 ‘간이 큰 놈’이 있습니다. 간이 부었다고도 하는데, 겁이 없고 매우 대담한 사람을 뜻합니다. 한의학에서 간은 에너지를 만들고 동시에 마음이나 정신을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간이 부었다’ ‘간이 크다’ ‘간이 콩알만 해지다’ 등의 표현이 쓰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예방수칙과 함께 면역력 향상에도 관심이 높은데요. 예로부터 오장육부가 튼튼해야 건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속이 튼튼해야 더불어 눈도, 머리도 좋아진다고 하니 오장육부를 튼튼히 하고 잘 살피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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