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막았다”던 김 前행정관
특가법상 뇌물·뇌물수수 혐의
뇌물 준 김봉현 이날 송치
수원여객 자금 횡령 혐의
해당 회사 라임 연관성 주목
검찰, 휴일에도 이종필 소환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펀드 환매 중단으로 1조 60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라임 사태’에 연루된 김모(46)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검찰에 송치됐다. 라임 사태 수사 속도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제3자뇌물수수, 금융위원회설치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전 행정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향응 등 3600여만원의 뇌물을 받고 직무상 정보 및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김 회장에게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 급여 명목으로 자신의 동생에게 1900만원가량을 주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뇌물을 수수한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8월 라임 검사 관련 금감원 내부 정보를 김 회장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김 전 행정관은 작년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하면서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다. 지난달 SBS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은 라임 피해자를 만나 김 전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며 “라임 거요, 이분이 다 막았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승원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지난달 18일 증거인멸·도망 우려를 들어 김 전 행정관을 구속했다.
한편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 김 회장도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김 회장을 구속 송치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도주 중인 수원여객 재무 담당 이사 A씨 등과 협력해 회사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횡령한 241억원 중 89억원의 행방을 알아냈다.
80억원은 2018년 경기지역의 기계장비 회사 ‘인터불스’를 인수하는 데 사용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김 회장의 현재 회사인 스타모빌리티로 이름이 변경됐다.
남은 5억원으로는 상품권을 구입하고, 1000만원으로는 교회헌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약 86억원은 수원여객의 다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66억원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데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으로 확인된 액수 역시 A씨로부터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부인에도 모든 이야기가 가리키는 방향은 결국 라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찰이 이번에 넘긴 혐의에서도 라임과의 접점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수원여객을 인수한 회사가 인수자금을 라임에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회장을 넘겨받은 검찰의 수사도 더 활기를 띌 전망이다.
검찰은 황금연휴인 이날도 구속된 이종필(42)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설계하고 운용한 이 사건의 핵심인물이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시계를 대가로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부사장과 김 회장은 5개월가량 함께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지난달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