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0

코로나19 족보 밝힌 게놈역학지도 화제

한국에 유입된 코로나19 기원 살펴보니

후베이성 광둥성 안후이성 등 중국 곳곳

 

감염원 중국인 전면입국금지 안해 촉발

2월에만 중국 광둥성 등서 14만명 입국

전문가, 수도권 집단감염 이미 예견된 것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코로나19 진원지는 신천지도 대구도 아닌 중국이다. 이런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는 게놈 역학지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한국이 제공한 12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 해독결과에 따르면 한국에 유입된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뿐 아니라 광둥성, 베이징, 안후이성 등에서 기원했다. 감염원인 중국인 전면입국금지조치를 안한 결과 이런 다양한 지역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전세계 국가에 퍼진 모든 바이러스의 ‘가계도’. 이는 바이러스 연구망 ‘넥스트스트레인’이 분석한 것이다. (출처: 넥스트스트레인 홈페이지 캡처)
지난 4개월 동안 전세계 국가에 퍼진 모든 바이러스의 ‘가계도’. 이는 바이러스 연구망 ‘넥스트스트레인’이 분석한 것이다. 코로나19 발원지 우한 후베이성뿐 아니라 광둥성 베이징 안후이성 등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경로가 확인됐다. (출처: 넥스트스트레인 홈페이지 캡처)

◆게놈역학지도, 코로나 전파경로 밝혀

전례없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 과학자들이 ‘오픈 데이터’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의 기본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물질의 총체인 게놈 역학지도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어디며, 어디로 확산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가래 등 각국 환자의 시료에서 바이러스 게놈을 찾아 해독해 그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9일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 달에 평균 1~2개의 염기가 변이를 일으킨다. 작은 변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만 근본 특성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고 변화자체도 게놈에 누적된다. 이렇게 변한 수를 계산하면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이를 역추적해 바이러스가 지금부터 얼마나 먼저 나왔는지도 알 수 있다. 온라인에 공개된 분석 프로그램인 ‘넥스트스트레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4개월 동안 전세계 국가에 퍼진 모든 바이러스의 ‘가계도’가 상세히 나온다. 또 각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이 어디에서 왔는지 지역별 분포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후베이성만 문제가 아니다

게놈역학지도는 처음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된 박쥐에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하고 돌연변이를 거쳐 각국의 유전자 분석이 나올 때마다 그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은 대구경북 집단감염 이전 서울·경기와 천안지역 확진자 등과 관련해 12개의 게놈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 결과 한국의 일부 지역에서 후베이성에서 기원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여기에 서울경기지역은 베이징이나 저장성에서 기원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충청도 천안은 안후이성에서 기원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즉 우한 이외 중국 지역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현재 국내 코로나19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4일부터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수백만명이 후베이성을 떠나 중국인 전면입국금지를 하지 않으면 감염원 차단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확진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일본과 중국 등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탑승한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7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확진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일본과 중국 등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탑승한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7

◆2월 중국서 14만명 입국, 지역감염 현실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중국 35개 공항에서 14만 255명이 2월 1~23일 인천·김포·김해·제주·대구·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우한시가 속한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인 9개 중국 성에서 6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입국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대구국제공항을 통해서도 다수가 입국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몰리는 수도권에 무증상 코로나 보균자가 다수 들어왔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 감염된 게 아니고, 이제 발견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1월 신천지인 2명이 중국 다녀왔다는 것을 여론화한 정부지만 정작 1~2월 중국에서 들어온 수십만명의 중국인에 대해선 코로나19 추적조사를 하지 않았다.

정부가 국내 거주 중국인에 대해선 확인도 하지 않고 ‘중국인 감염자는 없다’고 착각한 사이 국민 60여명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다 목숨을 잃었고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고립되고 있다. 국민의 목숨이 걸린 방역은 안보만큼 투박해야 한다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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