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1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당국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최근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다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1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당국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최근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다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천지일보 2020.3.10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전병율 前 질병관리본부장

“정부의 방역 자화자찬, 국민 나사 풀리는 결과 만들 것

방역 결과 국민이 만든 것…개인 건강, 스스로 보호해야

사회적 거리 두라며 입국통제 없이 국민만 괴롭히는 정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며 여론이 어느새 ‘종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가운데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이제 50여일 지난 상황에서 섣부르게 긴장을 늦추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적어도 7월말 정도 돼야 바이러스 종식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사스는 2002년 11월 첫 발병 이후 2003년 7월에야 약 9개월만에 종식 선언을 했고 2009년 신종플루는 2009년 4월 24일 WHO에서 발생 선언을 하고 2010년 8월 10일 대유행 종식 선언을 했다.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 2015년 5월 20일 첫 발병 이후 2015년 12월 24일, 약 8개월(218일) 만에 종식 선언을 했다. 과거 신종 감염병 발생과 종식까지의 기간을 비교해보면 이번 코로나19도 역시 종식까지 걸리는 시간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전병율 前 질병관리본부장. ⓒ천지일보 2020.3.17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전병율 前 질병관리본부장. ⓒ천지일보 2020.3.17

천지일보는 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보건산업대학원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이같은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전망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전 원장은 “무엇보다 스스로 이 병에 안 걸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개인의 건강은 누군가 보호를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질병에 걸리지 않게 스스로 보호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원장은 “지금 노인들과 기저질환(당뇨병, 심혈계 질환) 갖고 있는 분들은 사느냐 죽느냐 문제다”며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국민이 느슨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정부가 메시지를 잘못 전달한 것이다. 7월까지는 방역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고 한다면 자기 목숨을 내놓고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노력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라며 “국가는 질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진단하고 격리해 입원치료를 받게 해주고 거기에 따른 자원이 모자르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생활 방식과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만남시 침방울이 튈 것을 생각해 방심하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를 철저하게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 40여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6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 40여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6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6

전 원장은 현 정부의 방역 관련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방심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줘야 한다”며 “정부가 외신을 총동원해서 (방역을) 잘했다고 떠들고 있는데 결국 그렇게 떠들면 국민들은 나사가 풀린다”고 경고했다.

또 외출을 금지한 중국과 국경을 틀어막은 각국 방역 조치를 언급하며 “이들 국가들이 바보여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며 “그 방법밖에는 없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전 원장은 특히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전 세계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빠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국내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전체 인구의 40∼70%까지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원장은 아직도 입국제한을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부가 제일 잘못한 것은 지금도 (입국) 통제를 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는 다 못 들어오게 막는데 우리나라는 지금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우리 안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그러면서 사람들 만나지 말라고 하는데 왜 밖에서는 다 들어오라고 하면서 폼을 잡고 있느냐. 댐이 터졌으면 댐을 고쳐야 하는데, 막을 생각은 안 하고 여기저기 구멍이 났다고 조심하는 격이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시청에 마련된 코로나19 대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시청에 마련된 코로나19 대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전 원장은 정부의 향후 출입국 관련 대처에 대해서는 비관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당연히 막아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지금 막으면 처음에 중국 안 막은 게 자기네들 실수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니까 절대로 안 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괴롭히는 정부다. 정부가 나쁜 정부인데 우리는 다 마취‧마비가 돼서 모르는 거다”고 꼬집었다.

전 원장은 현재 확진자 숫자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잘한 게 아니라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국민이 잘한 것”이라며 “의사‧간호사들이 열심히 노력했고, 민간인이 열심히 진단 키트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마스크 대란과 관련해서도 그는 질타를 가했다. 전 원장은 “마스크를 왜 약국에서 나눠주나”라고 반문하며 “주민센터에서 유통비도 안 들이고 공짜로 나눠주면 되는 것인데, 경비 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원장은 국민의 편의와 건강은 뒷전인 현 정부의 행태에 대해 ‘나쁜 정부’라고 평가했다.

“시간은 금인데, 왜 우리 국민이 몇시간씩 다 밖에서 서 있어야 하느냐. 다들 나와서 줄서느라 추운 날씨에 떨고, 밀접하게 서 있으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된다. 이러면서도 공적 마스크라면서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나쁜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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