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보건소 갔더니 “열‧객혈 있어야 코로나 검사대상”… 정부 부실방역 논란
[이슈in] 보건소 갔더니 “열‧객혈 있어야 코로나 검사대상”… 정부 부실방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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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1

“중국 안 다녀왔다고, 검사 거절당해”

초기 확진 놓쳐 지역사회감염 키워

속속 드러나는 정부 부실대응체계

태국 다녀온 유튜버 “검사 거절당해”

네티즌 “나도 거절당했다” 불만 표출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확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료 및 검사를 원활하게 받을 수 없었다는 사례가 속속 터지면서 보건당국의 감염 예방과 대응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낙인찍혔던 31번 확진자 A씨가 21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두 번이나 코로나 진단 검사를 거부했다고 하는 데 사실이 아니다”며 진단과정을 세세히 밝혔다.

A씨는 “처음 새로난병원 입원 중 폐렴 증상이 있자 의사가 코로나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검사 방법을 물었지만 답은 해주지 않고 병원에서 나가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 통해 수소문해 수성구 보건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착 후에도 혼란은 이어졌다. 수성구 보건소에 문의했을 때는 의사소견서를 요구해서 가져갔지만 막상 소견서를 제출하니 필요 없다고 했다. 이어진 문진 과정에서는 중국인을 만난 적 없다고 답하자 ‘코로나 검사 대상이 아니다’며 검사를 해주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다른 질병이면 몰라도 코로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니 검사를 해달라고 조르자 마지못해 의사가 빈방으로 안내를 해줬고, 그곳에서 30분 후에 방역복을 입고 온 의사를 통해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2.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8일 이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옆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2.18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검사 후 “택시를 타고 귀가해도 된다는 의사 말을 듣고 가던 중 되돌아오라는 간호사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격리해야 된다는 원칙을 의료진도 제대로 숙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소로 돌아가서도 혼란은 계속됐다. 10분 내로 온다던 앰뷸런스는 30여분이 지나서야 왔고, 곧 바로 대구의료원으로 후송됐다. 대구의료원에 도착한 이후에도 119구급대가 앞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가 지정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료원 측 말을 듣고 다시 구급차에 올라 10여분을 돌아가 대구의료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A씨는 “검사 전에도 준비사항을 듣지 못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보건소에 갔다가 갑자기 격리됐고, 코로나 검사부터 격리되기까지 의료진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봤다”며 부실한 방역실태를 지적했다.

◆네티즌 “병원도 보건소도 검사 거절해”

31번처럼 “병원과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거절당했다”는 사례는 21일 현재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유튜버 ‘DJ******’는 지난달 31일 태국에 다녀온 후 기침‧발열‧몸살 등을 앓으면서 경험한 당국의 황당한 코로나 대응지침에 분노했다. 그는 입국 후 질병관리본부에 연락을 했고, 겨우 연락이 된 질본은 인근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했다. 인근병원에서는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DJ******’의 진료를 거부하며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로 가라고 안내했다. 그는 아픈 몸을 끌고 보건소에 갔지만 이천에 지정된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이천 병원에 연락하자 중국에 다녀온 게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DJ******’는 보건소를 방문해 겨우 감기약을 처방 받을 수 있었다. 보건소에서도 역시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코로나 검사대상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그럼 언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냐” 묻자 보건소 관계자로부터 “열과 객혈 등 우한폐렴 증상이 나타나야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황당한 답을 들었다.

네티즌 ‘jsj*****’는 지인이 코로나19가 의심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요청했지만 중국 우한방문자가 아니고 확진자와 직접 접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를 당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 환자는 사비로라도 검사를 받으려고 문의했지만 30만원이라고 안내를 받고 고비용 때문에 검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DJ******’가 지난달 31일 태국에서 귀국한 후 몸살감기와 발열 기침 등 증상을 보여 진료를 받기 위해 겪었던 과정을 여과없이 설명하고 있다. (출처: 해당 동영상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2.21
유튜버 ‘DJ******’가 지난달 31일 태국에서 귀국한 후 몸살감기와 발열 기침 등 증상을 보여 진료를 받기 위해 겪었던 과정을 여과없이 설명하고 있다. (출처: 해당 동영상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2.21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이들도 정부의 부실 방역체계로 인해 초기 확진이나 치료기회를 놓친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 전까지 감염자들이 일상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방역체계는 속히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 환자도 증상 발현 하루 전 보건소를 찾았지만, 발열 등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했다. 이후 A씨는 식당 피시방 등을 방문한 후 밤에서야 증상이 생겨서 20일 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56번 확진자인 B(75)씨는 지난 6일 피 섞인 가래와 고열, 기침 등 증세를 보여 한 의원을 찾아갔고, 의사는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진단과 함께 선별진료소로 보냈다. B씨는 진료의뢰서를 들고 종로보건소 등 선별진료소 세 곳을 찾아갔지만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다시 처음에 갔던 의원을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이렇게 해서 이 의원에 발병 증세 이후 네 차례나 방문을 하게 됐다. 18일 B씨는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과 함께 비정형 폐렴 증상이 보인다는 진료의뢰서를 들고 다시 종로보건소를 방문했고, 19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네티즌 ‘jsj*****’는 지인이 코로나19가 의심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요청했지만 중국 우한방문자가 아니고 확진자와 직접 접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를 당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출처: 해당 커뮤니티 캡처) ⓒ천지일보 2020.2.21
네티즌 ‘jsj*****’는 지인이 코로나19가 의심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요청했지만 중국 우한방문자가 아니고 확진자와 직접 접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를 당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출처: 해당 커뮤니티 캡처) ⓒ천지일보 2020.2.21

◆최대집 의사협회장 “신천지 때문에 뚫린 게 아니라 총체적 방역 실패”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한국경제와의 긴급인터뷰를 통해 “신천지 때문에 뚫린 게 아니라 총체적 방역 실패”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서는 방역을 잘해왔는데 신천지 때문에 방역이 뚫렸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교회 예배뿐만 아니라 영화관, 세미나 등등 어느 상황에서든 대규모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에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했어야지 이제와서 신천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거부해 방역망이 뚫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전담병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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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나 2020-02-21 21:21:09
그리고 자비로 하면 30만원이나 하는 걸 누가 스스로 하려하겠나 모르겠다...

정하나 2020-02-21 21:20:08
그럼 31번 확진자도 본인이 2번 검사거부한 게 하니라 병원과 보건소 측에서 2번 거부한 거네? 정부가 문제가 심각하네...

권희 2020-02-21 19:52:26
헐이다. 정부를믿는 국민들을 실망시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