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의 이슈펀치 생중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2.7
박상병의 이슈펀치 생중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2.7

“결기가 곧 오만이 됐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교수를 고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그럼에도 민주당이 고발을 강행한 배경과 관련해선 “비판을 용납 않는 친문 패권주의의 발로”라는 견해와 “조국사태 후 진중권 등 여권 내 비판세력의 발호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민주당이 지난달 28일 경향신문 정동칼럼 코너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글을 쓴 임미리 교수와 경향신문 편집인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후 당 안팎에서 임 교수 고발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민주당은 지난 14일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천지TV ‘박상병의 이슈펀치(58회)’에서는 ‘민주당, 왜 이렇게 국민 눈높이도 모른 채 오만해졌나? 그 심층의 인식구조는?’이라는 주제를 다뤘고, 고정패널인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관련 사안을 두고 “친문 패권주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우리를 건들지 마라. 이런 결기가 지나치다. 그 결기가 뭐냐 하면 오만이다. 지난 3년 동안의 여당과 문재인 정부를 보면 알 수 있다. 좌고우면 하지 않는다. 보통 정책을 집행한다든지 사안의 처리를 할 때 이 말도 들어보고 저 말도 들어보는 등 그런 것이 있는데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일체의 상식을 관통시켰다. 상식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상식을 뚫어버렸다. 흔히 말하는 정면 돌파를 한 것이다.”

이 교수는 “정면 돌파가 어떤 경우라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밀고 나가겠다는 뚝심이라든가 추진력도 되지만 오만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도 ‘어 안되겠구만’ ‘우리가 차재에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식의 이런 생각을 자꾸 들게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대학교 졸업하는 정도면 이 칼럼 다 이해한다”며 “그런데 그런 면밀한 독해 없이 그냥 그대로 고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민주당을 제외하고는 ‘이거 뭐야’ 이렇게 되는 거다. 아군들조차 ‘너희들 이러다 다친다’라는 등 애정 어린 채찍질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박 평론가는 “민주당에 대한 범개혁 세력의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칫 이대로 둘 경우 내부분열이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출처: 경향신문 캡쳐)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출처: 경향신문 캡쳐)

‘임 교수 고발 논란’에 대한 이낙연 전 총리의 사과 발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박 평론가는 “이 전 총리가 처음으로 문제의 본질을 짚어내고 사과를 한 것은 보기 좋았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행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도 그래야 한 걸음 한 걸음 진화하고 진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민주당 내에서 어떤 흐름들이 만들어질지, 과연 이낙연 전 총리가 얘기했던 겸손한 자세로 나아갈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교수는 “당 지도부가 사과 할 일을 이 전 총리가 했다. 그렇다면 더 세게 사죄를 했어야 했다”면서 “‘우아하게 손 씻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유권자입장으로 봤을 때 ‘참 점잖은 분이구나’라는 이런 긍정적인 효과만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이 부분은 행위의 시도에서 행위의 결과까지 행정적으로 보면,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하는 사안을 이 전 총리가 중간에서 인터셉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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