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트럼프 친분 바탕 대화 복귀는 멍청한 생각”

“북미정상 사이서 남측 중재자 역할은 주제 넘은 일”

“제재완화와 핵 안바꾼다… 그런 협상은 다신 없을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직접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 고문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북미 정상 간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그런 친분이 북미협상에 직접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고문의 주장이다.

앞서 전날인 10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데 대해선 “설레발” “자중하라” “호들갑” “주제 넘는 일”이라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아냥댔다.

김 고문은 “새해 벽두부터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를 긴급 전달한다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북미관계에서 ‘운전자론’ ‘중재자론’을 자처한 남측을 놓고는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 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 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뉴시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출처: 뉴시스)

특히 연변 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제안했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같은 협상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고문은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면서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김 고문은 “조미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새해 첫 현지지도는 경제… 순천인비료공장 방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 2020.1.7
김정은, 새해 첫 현지지도는 경제… 순천인비료공장 방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 2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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