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24일 경기 이천 LG인화원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한 모습. (제공: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24일 경기 이천 LG인화원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한 모습. (제공: LG)

아낌없는 미래 분야 투자 단행

오너들의 추진 의지로 ‘가시화’

“생산 자동화 등 제한적 적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오늘날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 디지털 혁명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다.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있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조류에 앞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 사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이다.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등으로 관리하고 처리해 기업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8월 2020년까지 총 180억원의 미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 5G, 바이오, 전자 장비를 4대 미래사업으로 정하고 디지털 경쟁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자동차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내실경영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ICT 융합, 공유경제, AI,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국내외 경영 현장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등 혁신기술을 ‘딥 체인지’의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에서 SK텔레콤 내에 또 데이터 통합 관리 기능과 이를 위한 데이터 및 IT 인프라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CIO(Chief Infra Officer, 최고인프라경영자) 조직을 신설했다. CIO는 SK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올해 LG 기업문화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LG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 회장은 올해 별도의 신년 모임 없이 자신의 동영상 신년사를 직원들의 이메일로 발송하기로 했다. 구 회장의 뜻에 따라 LG전자 주요 계열사들도 새해 모임 대신 CEO의 ‘디지털 신년사’를 직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의 일관된 추진 의지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는 제조, 물류, 유통, 서비스 등 전 분야에 걸친 디지털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룹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롭스, 롯데프레시, 롯데닷컴 등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이 출범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5G 기기 소재, 무인 운반차, 협동로봇, 드론 연료 전지 등 미래 성장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팀을 운영 중이며 IoT, AI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제조산업 부문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학용 순천향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분위기이지만, 업무 프로세스나 생산 자동화 등에 치우쳐 있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실질적인 목적인 매출을 키우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는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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