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6

“법리에 기초한 판단 희망”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권덕진 판사, 유재수 영장 발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심사는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한다. 권 부장판사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이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10시 5분쯤 서울동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첫 강제수사에 나선 후 120일째”라며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끝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기고 견디는 혹독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검찰의 영장심사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에게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지난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진술 자체를 거부했던 조 전 장관은 이번 감찰 무마 사건에서는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이번 영장심사에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비리의 상당 부분을 과거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이미 확인했거나 확인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최고 책임자였던 조 전 장관이 수사 의뢰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자신의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과 친분이 있는 여권 인사들의 구명 청탁이 있었다는 정황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당시 민정수석실 내부 논의 결과 수사 의뢰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사안이라 보고 금융위에 통보하는 선에서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이 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소명하느냐에 따라 조 전 장관의 구속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재판부가 유 전 부시장의 혐의에 대해선 상당 부분 소명된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당시 감찰 중단 결정이 정당했는지 등에 대해 심사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구속영장 발구 여부는 이날 밤 늦게 또는 이튿날 새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고민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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