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탄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어둠 속에서 걸어온 사람들은 위대한 빛을 보았다'는 주제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를 하고 있다.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탄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어둠 속에서 걸어온 사람들은 위대한 빛을 보았다'는 주제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즉위 7번째 성탄절 메시지에서 ‘분쟁 종식과 세계평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발표한 성탄절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전세계라는 뜻)’를 통해 이런 염원을 언급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로마와 전세계를 향한 메시지로 성탄절과 부활절, 그리고 새 교황이 선출될 때에만 발표된다.

특히 교황은 이날 무력 분쟁과 정치적 불안정, 종교 갈등, 반정부 시위 등으로 위기를 겪는 중동·아프리카·남미·유럽 일부 국가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혼란을 이겨내고 하루빨리 평화를 되찾기를 소망했다. 교황은 먼저 지난 10년간 참혹한 내전을 겪은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그리스도가 그들에게 안식을 가져다주길 희망했다. 그는 성탄메시지를 통해 “모든 인류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버려진 아이들과 폭력을 겪은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어달라”며 “중동과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리스도께서 빛이 되어 달라”고 기도했다. 반정부 시위로 혼란을 겪고 있는 레바논과 이라크, 예멘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남미 여러 나라가 사회·정치적 격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지적한 교황은 특히 한 나라에 두 대통령이 공존하는 정치적 불안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어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구체적 해결책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무장 공격이 자행된 점을 언급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탄압받는 교인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주민과 난민들을 위한 기도도 간구했다. 교황은 “결국 무덤이 될 바다와 사막을 건너도록 하는 것,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학대와 고문이 자행되는 구금시설에 방치하는 것 등은 모두 불의”라며 이주민과 난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또한 “이 세상에는 많은 거대한 문제가 있지만 사람들은 애써 이런 불의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며 “우리 형제, 자매들의 고통을 치유해주는 것에서부터 우리 공동체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황은 자신의 양옆에 교황청 이주·이민자 보호 기구 책임자인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과 교황청의 자선활동을 주도하는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을 배석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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