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예상 라인업.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1.21
북미 실무협상 예상 라인업. (출처: 연합뉴스) 

비건 “北, 비핵화 선택 믿는다”

“궁극적으로 선택하는 건 북한”

“北연말 시한, 北의 시간표일뿐”

“최선희가 내 카운터파트 돼야”

최 “이런 식이면 정상회담 안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정한 비핵화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미 간 신경전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북한을 향해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실무협상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한 반면 북한은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선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서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창은 여전히 열려있으니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주도해 온 그는 지난달 31일 존 설리번 부장관의 후임으로 승진 발탁돼 현재 의회 인준 절차를 밟고 있다.

비건 지명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선택을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진 못했지만, 그들이 이러한 선택(비핵화)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향후 대북협상을 통해 미국이 만족할 만한 외교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북미의 협상에 우호적인 상황이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건 북한”이라고 공을 넘겼다.

‘연말 시한’에 대해선 “우리는 연말 데드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는 북한에 의해 설정된 인위적인 데드라인이며 유감스럽게도 그들 스스로가 만든 데드라인”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정한 시간표에 구애받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지명자는 또 “자신이 국무부 부장관으로 최종 인준 받을 경우 북미협상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돼야 할 것”이라며 최 부상의 협상 관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비건 지명자와 최 부상은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박 4일 합숙을 하며 실무협상을 벌인 바 있다.

이와 달리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부상은 북미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선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협상하자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모두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선 “그것은 정상들의 문제니까 제가 여기서 정상들이 어떻게 하는 것까지는 얘기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는 정상회담도 수뇌급 회담도 그렇게까지 우리에게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북러 국제현안 전략 공조를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은 최 부상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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