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명분 없음 넘어 민폐”
黃 “지소미아 포기 안된다”
공수처법·연비제 철회 촉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에 나서면서 정국 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야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두고 여전히 갈등 중이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비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저지를 위해 전격 단식에 돌입했다.
여야가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 협상을 진행하려는 찰나 이뤄진 황 대표의 초강경 대응에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 처리는 희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면서 공수처법에 대해 “문재인 시대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반대자들은 모조리 사법 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법”이라고 비난했다.
또 연비제에 대해선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소미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지소미아 폐기라는 안보 갈등으로 뒤바꾼 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 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 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의 단식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작 민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황 대표와 한국당의 발목잡기”라며 “황 대표의 단식은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등 군소야당도 황 대표에 대한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감정, 시대 정신과 괴리된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협상 또한 황 대표의 단식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8일 여야 5당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하기로 하고 이날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실무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면서 차질이 생겼다.
여야 5당은 오는 21일 정치협상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황 대표가 불참하면서 의미 있는 협상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서 선거법 내용을 일부 조정하면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