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례문의 옛 모습

[천지일보=김지윤, 박선혜 기자] 석장과 각자장, 번와장 등 숭례문 복구에 열을 올리는 장인들이 있다. 3년 전 불길에 휩싸인 숭례문을 바라보며 이들은 하나같이 제 집이 타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단다. 그래서 숭례문 복구에도 너나 할 것 없이 손발 벗고 복구현장으로 나섰다. 여기에 번와장 이근복 선생, 익명을 요구한 석장 선생 그리고 전통 방식으로 철물을 만드는 이규산 영흥민속대장간 대표의 이야기를 실었다.

 

▲ 번와장 이근복 선생 ⓒ천지일보(뉴스천지)

◆ 중요무형문화재 제121호 번와장 이근복 선생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례문 복원에는 암기와와 수키와, 암막새, 수막새 등 3만여 장의 기와가 필요하다. 기와 제작은 제와장 한형준 선생이 맡는다. 한 선생이 만든 기와를 올리는 작업은 번와장 이근복 선생이 담당한다.

이 선생은 숭례문이 화마를 입기 전부터 숭례문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재가 일어나기 직전 진행된 보수작업을 그가 도맡아 진행했기 때문이다. 숭례문 방화에 대해서도 그는 요목조목 설명한다.

“지붕 서까래는 둥글고 그 위에 속판, 즉 개판을 덧대는데 개판 안에 적심(톱밥)이 있습니다. 톱밥 부분에 불이 붙었으니 얼마나 잘 타겠습니까. 그러면 불길이 적심까지 어떻게 왔느냐는 게 문제죠. 서까래가 둥글기 때문에 개판과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금은 틈새가 벌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서까래와 개판 모두 목재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수축되면서 또 틈이 생깁니다. 결국 벌어진 틈으로 불길이 들어가 적심이 탄 셈이죠.”

숭례문에 기와를 얹히려면 마지막 단계까지 가야 하는 터라 현재 정확한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는 “차차 시간을 두고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복원에 참여하는 장인들과 협의해 공사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 중요무형문화재 120호 석장 보유자

“숭례문 복구가 더뎌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유구를 발굴하는 등 정확한 원형을 살리기 위해 여러모로 바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챙기겠다는 각오로 일하다보니 육축 큰 틀을 해체하면서 중요한 것을 발견했죠.”

일반적으로 석축은 판축기법으로 쌓아올려진다. 하지만 숭례문은 홍예틀 안에 기초석 즉 넓은 판석을 밑에 깔았다는 것이 석장의 설명이다. 1.6m 정도의 석축이 묻혀 있었고, 1970년대 일부 해체되거나 변화됐다.

일반적으로 주춧돌은 직선으로 놓이는데 숭례문은 마름모꼴 형식으로 주춧돌이 형성됐다. 다시 말해 모서리 부분이 다이아몬드 형식으로 놓여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사각형식이 아닌 팔각형식으로 주춧돌이 놓여 있었다. 이는 사각형식을 회전방경식으로 놓은 것이다.

성곽을 동·서쪽으로 각각 55m와 10m로 세울 계획이다. 이때에 전통기법으로 하나하나 다듬은 돌을 쌓는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전통기법으로 다듬은 돌을 사람이 하나하나씩 세우는 데 인력과 시간, 예산 등이 많이 들어 쌓아 올리는 것만큼은 크레인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해해주기를 부탁한다. 숭례문은 세종 때 모습으로 재현할 것이다.

석장은 성벽을 해체하면서 육축 끝부분이 화재로 그을음이 많이 들어 마음이 아팠단다. 그는 이어 “문화재는 방심한 순간 소실된다”며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문화재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국민만 문화재를 잘 돌봐서 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복구나 복원 시 전통기법을 사용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 이규산 영흥민속대장간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규산 영흥민속대장간 대표

“추운 날씨 속에서 (숭례문 복구현장을) 찾는 국민 여러분의 관심 속에 숭례문도 속히 복구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전통 대장장이 옷을 차려입고 관람객을 하나 둘씩 맞이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달라고 말한다. 갓 달군 철을 망치질하면서 옛 전통 방식 이러했다고 손수 보여주며 “문화재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에 많은 관심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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