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이륙하며 비스듬히 가다 고도 낮추며 추락”
“응급환자, 어선 이용 이동 독도 도착 후 헬기에 탑승”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독도 인근 해상에 추락한 소방헬기가 응급환자를 태우고 독도를 이륙한 뒤 2분도 안 돼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헬기 추락을 처음으로 목격한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신정범 독도경비대장은 “헬기가 이륙 후 추락하기까지 2분도 안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1일 포항남부소방서에서 열린 사고수습대책본부의 브리핑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6분께 독도에서 환자,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모두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이륙 후 인근 200∼300m 지점에 추락했다.
신 대장은 헬기가 추락하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해당 헬기는 응급환자 요청에 따라 11시 22분께 독도에 착륙했다. 이후 2분 뒤인 24분께 환자 등이 헬기에 탑승했다.
신 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고 발생 후 상황에 대해 “남쪽으로 이륙하던 헬기가 비스듬히 가다가 고도를 낮추길래 이상해서 봤더니 바다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독도 인근에서 홍게를 잡던 50대 어선 선원이 왼쪽 엄지손가락 첫마디가 절단됐다는 응급 상황을 접수한 독도경비대는 곧바로 119에 신고해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9시 33분께 대구에 있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독도로 출발했다.
이후 오후 10시 49분께 급유를 위해 울릉도에 착륙해 8분가량 머문 뒤 독도로 이동했다. 독도를 출발해 육지에 도착하기까지 연료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응급환자는 자신이 타고 있던 어선을 이용해 이동, 독도에 도착한 뒤 소방헬기로 옮겨 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환자는 손가락 절단 부위를 찾은 상태로 헬기로 이송돼 대구 두류야구장에 착륙한 뒤 대구에 있는 수지 접합 전문 병원인 W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W병원 측은 1일 오전 2시께 환자가 병원에 도착할 것으로 알고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발행 후 당국은 독도 인근 해상에 해경 경비함정과 해군 항공기 등을 급파해 수색에 나섰다. 민간 어선도 수색에 동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생존자 구조와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사고수습대책본부는 1일 오전 8시 30분께 잠수요원 31명을 투입, 수중 수색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날 함정과 헬기 등 장비 27대와 인력 522명을 투입해 사고 해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 당시 독도 주변 해역은 초속 10~12m 안팎의 바람이 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9시 30분을 기준으로 독도는 맑은 가운데 초속 5.9m가량의 바람이 불고 파도는 최대 1.3m 높이로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