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38년史②] 재편된 ‘상조업계’ 미끼상품·먹튀 불안 여전… 업계, 자정노력 ‘눈길’
[상조업38년史②] 재편된 ‘상조업계’ 미끼상품·먹튀 불안 여전… 업계, 자정노력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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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183개에 달하는 상조업체가 폐업하면서 53만건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고, 올해는 결합상품을 이용한 불완전 상조판매 등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사진은 결합상품 마케팅 없는 클린서비스 캠페인을 벌여 호평받은 보람상조 의전행사 모습. (제공: 보람상조) ⓒ천지일보
2013년 이후 183개에 달하는 상조업체가 폐업하면서 53만건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고, 올해는 결합상품을 이용한 불완전 상조판매 등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사진은 결합상품 마케팅 없는 클린서비스 캠페인을 벌여 호평받은 보람상조 의전행사 모습. (제공: 보람상조) ⓒ천지일보

고객에 알리지 않고 폐업하면서

잠자고 있는 돈만 1000억원대

결합상품 등 미끼 계약도 다수

소비자들 관련정보 찾기 쉽게

공정위 ‘내 상조 찾아줘’ 오픈

보람상조 ‘클린 캠페인’ 눈길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1. 여행에 부쩍 관심이 생긴 A씨는 크루즈 여행상품도 운영하는 한 상조회사에 가입했다. 매달 조금씩 내다가 여행 갈 때 쓰면 된다는 말을 믿고 가입했지만 올해 3월 해당 상조가 폐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2. B씨는 동창모임을 통한 단체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지난해 A씨와 같은 상조회사 여행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11월부터 불안한 소문이 돌아 본사로 찾아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회사는 확약서를 만들어줬지만, 불과 10일 후에 이 회사는 문을 닫았다.

이 사례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해 5월 올라온 보상을 받게 해달라는 청원 내용에 소개된 사례들이다.

앞선 사례의 경우 상조회사가 여행상품까지 판매했기 때문에 상조 서비스만을 위해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경우고, 특히 몇몇 내용에 따라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일반화할 수 없긴 하지만 상조업체의 갑작스런 폐업은 하루 이틀 나온 내용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상조업체 보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올해 3월까지 183개에 달하는 상조업체가 폐업했고, 이로 인한 피해건수는 53만 4576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금 찾지 못한 가입자 ‘23만명’

이들이 납입한 금액의 절반인 보상대상 금액은 3003억원.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상조업체와 같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고객들로부터 선수금을 받으면 최소 50%를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예치하도록 했다. 만일 상조회사가 폐업 등으로 영업을 못하게 될 경우 보전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30만 3272명의 피해자들은 2047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23만여명이 찾아가지 않은 956억원이 잠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소비자는 가입한 상조업체의 폐업 관련 공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선수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폐업한 상조업체 중 보상대상 전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경우는 소규모 업체 단 2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앞서 소개한 사례의 경우 여행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할부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보상금마저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조회사가 다른 패키지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행상품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상조회사들이 결합상품을 미끼로 상조상품을 판매하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공정위는 지난 7월 ‘상조 상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상조회사들이 가전제품 등을 결합한 뒤 만기 시 상조 납입 금액과 가전제품 금액을 돌려준다는 식으로 제품을 팔았다고 지적했다.

가전제품 납입금의 경우 할인거래법 등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없기에 만기 전에 폐업한다면 오히려 해당 가전제품 가액에 대한 추심도 우려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또 만기시 100% 돌려준다고 하면서 만기를 최대 32년 6개월까지 설정, 거의 환급이 불가능하도록 설정한 제품도 판매한다고 지적했다.

◆자본금 가장납입 업체 적발

공정위는 이 같은 상조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직권조사를 벌이는데, 올해 상반기 벌인 직권조사 결과 총 30개 업체(선불식 20개, 후불식 10개) 중 18개 업체에서 법위반 혐의를 확인했다. 구체적 위반사항으로는 ▲선불식 할부거래업 미등록 ▲법정 선수금 미예치 ▲지위 승계절차 미준수 ▲계약해제 환급금 미지급 ▲상조업 중요정보 미기재 등이다.

자본금을 가장납입한 업체도 적발됐다. 해당 업체는 자본금 증자를 위해 지인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증자완료 후 자금을 인출해 대여자에게 금액을 갚았다.

공정위는 향후 위반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한 추후 보완 조사 등을 거쳐 시정 조치할 예정이며, 자본금 가장납입이 의심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관할 기관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또한 공정위는 ‘내 상조 찾아줘’라는 서비스를 지난달 9일부터 정식 운영해 소비자 권리 보호에 나섰다.

앞서 공정위는 상조회사에 가입한 소비자가 본인이 가입한 상조상품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상조 찾아줘’ 홈페이지를 개발해 지난 8월 12일부터 2주간 시범운영한 바 있다.

그간 소비자는 자신이 가입한 상조회사의 폐업 여부 및 납입금 보전 현황 등을 스스로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보들이 산재돼 있어 이를 직접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상조공제조합(상조보증공제조합, 한국상조공제조합)과 함께 소비자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본인이 가입한 상조상품 관련 정보들을 통합해 제공하는 전용 홈페이지(내 상조 찾아줘)를 개발했다.

◆업계 내부 자체 자정노력도

결합상품과 관련해선 상조업계 내부 자체적인 자정노력도 있다. 보람상조의 경우 결합상품 마케팅 없는 ‘클린 서비스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알 권리와 개정 할부거래법에 따른 재정 건전성 제고의 일환으로 전자제품, 안마의자 등의 결합 상품 마케팅을 근절하고 공정위 고시에 준수하는 등 상조 본연의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자 보람상조가 마련한 것이다.

보람상조는 클린 서비스 캠페인뿐 아니라 지난 7월부터 업계 최초로 장례행사 부당거래를 신고하는 ‘장례행사 부당거래 신문고’를 신설하고 포상제를 실시했다.

신문고 개설을 통해 ‘고객 빼오기’ ‘장례행사 빼돌리기’ 등 업계 내 부당거래를 바로잡고 있다는 것이 보람상조의 설명이다. 지난 2월부터는 상조업계 최대 규모로 전국 21개 지역 고객만족센터를 신설해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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