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38년史①] ‘성장통’ 겪고 숨고른 상조업계… 두 공룡 기싸움은 ‘변수’
[상조업38년史①] ‘성장통’ 겪고 숨고른 상조업계… 두 공룡 기싸움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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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조업은 업체개수가 한때 400여개에 이를 만큼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90여개로 줄어든 상태다. 사진은 상조업체가 장례일정을 지원하는 모습. (제공: 보람상조)
한국 상조업은 업체개수가 한때 400여개에 이를 만큼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90여개로 줄어든 상태다. 사진은 상조업체가 장례일정을 지원하는 모습. (제공: 보람상조)

1982년 부산상조 첫 시작

상조 대중화 시작, 보람상조

한때 400여개서 92개로 ↓

 

할부거래법 개정해 제도보완

고령화시대 맞아 새도약 준비

협회 2단체 인가놓고 기싸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우리나라에 상조 서비스가 정착된 지 올해로 벌써 38년째다. 전국적으로 상조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며 한때 국내 상조업체 개수가 400여개에 이를 때도 있었으나, 최근 200개에 가까운 업체가 문을 닫는 등 조정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상조협회가 구성돼 허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본지는 상조업 38년사를 정리해봤다.

상조업이란 장례뿐만 아니라 혼례 등 개인이 단독으로 치르기 힘든 가정의례행사를 대행해주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일각에선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 풍습인 ‘품앗이’ ‘두레’ 등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상조 서비스로 대체된 것이 아니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상조업체는 1982년 설립된 ‘부산상조’이다. 상조업의 출발은 일본에서 성행하던 ‘호조회’를 그 모델로 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의 품앗이처럼 서로 일을 거들어주는 것에서 발단이 됐다.

이렇게 부산을 중심으로 조금씩 확대되던 상조업은 초창기엔 지역마다 장례 풍습이 다르고 상조서비스가 체계화되지 않은 점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 서비스 품질 개선과 장례문화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 상조업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상조업 성장의 중심에 1991년 설립된 ‘보람상조’가 있었다.

◆보람상조, 체계·표준화 대중화 선도

보람상조는 기존에 만연했던 장례용품 가격 거품 제거를 위한 가격정찰제 실시 등 그간의 장례문화의 관행을 타파하고 장례서비스를 체계화·표준화하게 된다. 이는 상조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기반이 됐다.

한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핵가족화, 1인 가구의 보편화 속에 상조업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져왔다. 개인이 단독으로 치르기 힘든 가정의례행사 대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많아진 것이다.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한 상조회사들은 2000년대 초반 50여개에서 2010년 400여개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야말로 상조업의 르네상스였다. 이 같은 급격한 증가에는 쉬운 창업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자본금 5000만원만 있으면 법인 설립이 가능했다. 특히 선불식 회원 관리 시스템을 통한 선 경영 수익 창출이 가능했던 점은 상조업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이 기간 보람상조 등은 리무진 서비스와 카드사 제휴, 대규모 콜센터 설립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질적인 도약을 시도했다.

홍정석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장이 8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상조 소비자를 위한 통합 조회 시스템 '내 상조 찾아줘' 시범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홍정석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장이 8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상조 소비자를 위한 통합 조회 시스템 '내 상조 찾아줘' 시범운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돈 되고 진입 쉬워 상조회사 난립

그러나 상조회사가 늘어난 만큼 문제점도 커졌다. 저렴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상조업에 뛰어들었으나 회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이 중간에 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입게 됐다.

이에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설립 자본금을 기존의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고, 고객에게 받은 선납금의 50%는 공제조합 등에 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입법했다.

2010년엔 ‘한국상제공제조합’이 설립돼 소비자에게 상조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할 수 있게 됐다. 또 상조업을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규정해 새로운 계약이 발생하면 회사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해 일정한 방식으로 내용을 공고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규제에 나섰다.

올해 1월엔 자본금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증액을 하지 못한 상조업체는 등록이 말소됐다.

상조시장에 격변이 일어나는 동안 많은 회사가 문을 닫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상조업체 보상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까지 폐업한 상조회사가 183개에 달했다. 이들 기업에서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금액만 956억원이었다.

◆560만 이용… 한 지붕 두 협회 될 판

위기 속에서도 상조시장은 계속 커졌다. 올해 3월말 기준 현재 상조업체 수는 92개이며, 회원 수는 약 560만명이다. 전년에 비해 업체 수는 54개가 줄었으나 회원은 3.9% 늘어났다. 선수금 규모도 지난해보다 1864억원 증가한 5조 2664억원이었다.

의료수준과 생활양식이 향상되면서 한국은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뒀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로 이미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고령화율이 14%를 넘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중소업체의 줄폐업, 강력한 법시행과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에서 상조업은 또다른 도약을 준비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에 상조업체는 상조협회를 구성해 대비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 1·2위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의 이견으로 각각 ‘한국상조산업협회’와 ‘대한상조산업협회’로 나뉘어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두 공룡의 싸움이 상조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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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19-10-02 23:46:05
길쌈 부도나서 10원도 못 찾았는데 제발 15억으로 시작해서 고객돈 손해 안보게 되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