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38년史③] 초고령사회 진입하는 한국 ‘상조 선진국’ 일본에서 답을 찾다
[상조업38년史③] 초고령사회 진입하는 한국 ‘상조 선진국’ 일본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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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장례문화 및 기업 성장을 위해 상조업계와 정부부처와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 상조업의 사례들은 우리나라의 상조산업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사진은 일본 장례식장. (출처: 온라인커뮤니티)
국민으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장례문화 및 기업 성장을 위해 상조업계와 정부부처와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 상조업의 사례들은 우리나라의 상조산업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사진은 일본 장례식장. (출처: 온라인커뮤니티)

상조선진국 日, 300여 상조

‘대지진 교훈’ 지자체 협력해

2026년 韓 초고령사회 진입

복지차원 ‘상조’ 필요성 대두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일본처럼 다사(多死)사회가 시작됐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연간 사망자수는 2028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긴다. 2028년 출생아수는 36만 1000명으로 예상된다. 연간 사망자는 매년 증가해 2060년에는 76만 4000명으로 정점에 이른다. 평균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한국은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17일 김두관 의원이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부산은 2022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통계청 고령 인구 비중은 ‘고령화 사회’ 7∼14%, ‘고령사회’ 14∼20%, ‘초고령사회’ 20% 이상 등으로 구분된다.

다가올 초고령사회는 죽음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에서도 웰다잉시민운동이 출범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유서 쓰기, 유산기부 활성화, 장례문화 개선, 엔딩노트 작성하기 등의 운동을 하고 있다.

인간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하는 것이 상조서비스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대부분이 이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상조업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그러나 웰빙의 마지막 단계인 웰다잉을 위해 복지차원으로 상조업계와 지자체가 연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상조산업 발전과정 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상조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진단했다.

일본 상조회의 발전과정.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일본 상조회의 발전과정.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국민 복지차원으로 활용되는 日상조

공정거래위원회가 의뢰해 한국소비자원에서 연구해 발표한 ‘선불식 할부거래 해약환급금 산정기준’의 부록 ‘일본상조’ 자료를 살펴보면, 일본에서는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했고, 이 같은 이유로 장례의식을 장엄하고 엄숙하면서도 간소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겨났다. 이에 ‘관혼장제호조회(상조협, 冠婚葬祭互助會)’ 또는 ‘호조회’라는 이름으로 상조산업이 시작됐다. ‘품앗이’ 형태로 장례를 치렀던 ‘25삼매회(三昧會)’가 일본 최초의 장례관련 ‘호조회’로 자리 잡게 됐다는 기록도 있다. 일본 상조회는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관혼장제에 필요한 시설, 의복, 제단 등의 이용과 소비의 합리화를 꾀하고 나아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의 소비생활의 개선과 합리화, 복지의 향상을 위한 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일본 사회내의 각종 관혼장제에 관한 전반적인 서비스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운영방식이 급속도로 발전해 상호부조의 시스템이라는 독창적인 운영 방법을 마련하고, 회원이 매월 정해진 회비를 납입하며, 계약액에는 혼례, 장례에 대한 시행내용에 따라서 진행하는 관혼장제 서비스 상품을 마련, 가정의례가 발생하는 경우에 각종 필요 물품과 서비스 제공을 하게 됐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대신의 허가를 받은 상조회는 일본 전역에 320개였다. 이 가운데 공익법인인 상조협에 가입돼 있는 업체가 전국 269개사로 나타났다.

일본 상조회가 급성장하고 있는 와중에도 소비자의 피해 및 기타 사회적 문제가 발생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체계적인 운영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관혼장제상조회의 운영 구조는 상조회를 중심으로 회윈, 상조협, 경제산업성, 상조부금보존기관 금융기관급 및 수탁기관이 상호작용을 하며 지도와 감독, 보고 등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관혼장제 상조회의 구조.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일본 관혼장제 상조회의 구조.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日상조업계-지자체 네트워크 구축

일본 상조업의 특징은 지자체와의 연계점이다. 상조협에서는 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한 업계에서의 안전망의 구축, 가맹 상조회에 대한 지도육성, 행정에 대한 협력과 함께 사회공헌기금제도 확충과 재해 시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1994년 1월 17일 발생한 고베 대지진의 교훈에서 상조협은 사단법인으로서 지방자치단체에 협력 가능한 체제를 정비할 필요성을 통감하고 지진, 풍수해, 기타 대규모의 재해에 의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했다.

이는 지자체가 설치하는 재해 대책본부 등의 요청이 있으면 시신의 수용, 반송, 안치 등에 대해 상조협에 가맹돼 있는 전국 상조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히 인수, 안치장소, 자재 등의 지원활동을 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 지자체와의 협정체결을 추진하는 것이다.

상조협의 지원체제는 시신 수용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재해를 당한 사람의 사망이 확인되면 병상에서 일단 영안실로 옮긴 후 자택으로 돌아가는데, 대지진시에는 병원이나 자택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조협의 가맹 상조회가 보유한 장례식장을 제공한다. 또한 시신을 수납하는 관을 비롯해 각종 비품을 전국 각지에 비축하고 있다.

또한 상조협은 전국 조직을 활용, 재난 지역 이외에서의 지원과 파견 등이 가능하며,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상황에 따라 재난지역 이외 지역에서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상조협 가맹의 상조회가 본부를 중심으로 한 재해지원 체제를 갖추고 있다.

◆日상조협 사회공헌 활동 ‘눈길’

일본 상조협의 사회공헌 활동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헌기금은 1985년 상조협 창립 10주년시 설립한 ‘경노기금’에서 출발했다. 이후 매년 ‘경노의 달’에 전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노기금을 조성해왔으며, 이 경노기금을 기반으로 조성사업을 병행하고 1993년부터는 보다 폭넓은 사회공헌 활동을 지향해 ‘사회공헌기금’을 탄생시켜 모금활동을 해왔다.

이후 2000년부터는 기금의 효과적인 운용과 사업수행을 목적으로 2개의 기금을 통합하고 여러 가지 분야에서의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 조성을 행하고 있다. 당초 2000만엔으로 시작한 이 기금은 상조협에 가맹하는 전국의 상조회에 모금을 호소해 상조회의 임원, 종업원들로부터의 헌금과 자선 사업 등에 의한 기부금, 사업 수익 등 업계에서 답지한 선의의 상금이 계속 쌓여 현재는 약 2억엔을 초과할 정도에 이르게 됐다. 상조업계의 이런 노력 역시 상조협회가 일본 사회에서 신뢰를 받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버이날인 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버이날인 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8

◆초고령화 진입 韓, ‘엔딩산업’ 주목해야

우리나라에서 상조산업이 시작한지도 어느덧 38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다. 기업 자체적인 노력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한계점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국민들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장례문화 및 기업 성장을 위해 상조업계가 지자체 및 정부부처와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 상조업의 사례들은 우리나라의 상조산업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상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도 그간 상조산업에 대한 억제 정책을 폈다면 앞으로는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불과 7년 후인 2026년이면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엔딩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 그러나 상조업계의 자정노력에도 여전히 상조업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데다 정부마저 압박과 감시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어, 상조업계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韓 상조, 미래먹거리&이미지 개선 숙제

한국은 최근 프리드라이프를 중심으로 한국상조산업협회, 보람그룹을 중심으로 대한상조산업협회가 발족하면서 상조업계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이런 중에 한국 상조산업의 맏형 격인 ‘보람그룹’은 최철홍 회장의 주도 아래 상조업 전반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보람그룹은 상조서비스 차별화로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전략으로 ‘사이버 장례식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이버 장례식장은 말 그대로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기록물을 제작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AI와 접목해 유족들은 언제든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고인이 남긴 각종 기록물을 볼 수 있다. 또 요양산업과 장례업을 연계시킨 토탈서비스 실버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고심 중이다. 이밖에도 현재 운영 중인 사회봉사단을 활성화해 이미지 쇄신에 더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상조업계만의 노력만으로 상조업에 대한 불신을 타파하긴 역부족이다.

곽수종 보람그룹 부회장은 “상조가 반드시 필요한 산업인데도 정부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금융정책만 강조해 상조이미지를 어둡게 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조업에 대한 기본 제도가 미미하고 정부의 이해가 부족해 국민 공공재로 활용될 수 있는 상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의 관심과 개선을 촉구했다.

보람상조 사이버 추모관. (출처: 보람상조 홈페이지 캡처)
보람상조 사이버 추모관. (출처: 보람상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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