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발생 3주 지났는데 유입경로 여전히 ‘깜깜’
돼지열병 발생 3주 지났는데 유입경로 여전히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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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 긴급 살처분 돼지를 덤프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 긴급 살처분 돼지를 덤프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당국 “아직 위험, 긴장 모드”

“‘링링’에 北서 유입 가능성”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3주째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경기 북부와 인천 일부 지역에서 총 13건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이후 5일째 추가 확진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선 돼지열병 확산이 소강상태에 이르렀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동안 조용하다가 다시 파주 등 지역을 중심으로 연달아 발생해 방역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유입경로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축산농가에 상당히 치명적이지만,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까지 번지게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당국은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선 감염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처음 겪는 가축 전염병인 데다 고려해야 할 요인이 상당수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국제축산연구소(ILRI) 베트남 지부와 공동으로 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과 관계있는 핵심 유전자를 찾아내 감염 기작(생물이 생리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기본 원리)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돌입했다.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21일 오전 해당 농장 입구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출입차량과 인원에 대한 철저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21일 오전 해당 농장 입구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출입차량과 인원에 대한 철저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우리나라에선 처음 발생한 병인 만큼 감염경로를 확정하기까지는 최대 6개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우선 소독과 살처분, 수매 등 방역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돼지열병의 유력한 전파 경로로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보유한 잔반(남은 음식물)을 먹인 경우,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야생 멧돼지와의 접촉, 해외 발생국 여행자가 들여온 축산 가공품 등으로 보고 방역 대책을 집중해 왔다.

돼지열병은 구제역과 달리 공기 중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바이러스를 보유한 매개체와 접촉해야만 한다.

11차 발생지였던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농가의 경우 산속 외진 곳에 있는 소규모 농가였다는 이유로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농장은 등록·허가도 돼 있지 않은 불법 농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 그 농장이 운영돼 온 경위를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돼지열병 확진 직후 출입이 제한돼 농장 규모 등을 실측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곳을 제외한 다른 사례들에서 전파 경로를 유추할 수 있을 만한 공통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주로 어미돼지(모돈)에서 식욕 부진이나 폐사, 유·사산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주로 많았다.

국내 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2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적성면의 ASF 확진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내 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2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적성면의 ASF 확진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던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원인이었다는 견해도 나온다.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대학장은 “태풍 링링의 경우 바람이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북한에 있는 오염 물질을 들어 올려 강화와 접경 지역에 떨어트렸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최초로 발생했을 때와 잠복기 농장 상황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돼지열병에 감염돼 죽은 돼지의 사체에서 나온 잔존물이나 부스러기 등 작은 물질들이 태풍에 떠올라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돼지열병이 최초로 발병되기 1주 전 상황을 보면 마침 태풍 링링이 최초발생 지역을 지나고 있었다”며 “이와 접촉한 사람·차량 등이 축사를 오가면서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우리 측이 보낸 방역 협력 요청에 4개월째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돼지열병은 파주를 시작으로 강화·김포·연천 등 13곳에서 발병했고, 총 살처분된 돼지는 14만 5546마리다.

정부가 김포·파주 내 돼지를 살처분 또는 수매하는 방식으로 모두 없애기로 하면서 땅에 묻히는 돼지의 수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초동 방역 조치인 ‘일시이동중지명령’은 지난 6일 새벽 3시 30분을 기점으로 해제돼 전국 도축장이 열렸다.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시의 돼지농가 인근 하천에서 21일 오전 방역당국의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시의 돼지농가 인근 하천에서 21일 오전 방역당국의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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