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1949년 10월 1일 중화 인민공화국이 건국됐다. 당(party)중심을 지향하는 공산당 1당 독재에서, 국가라는 이름을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천안문 성곽에 올라가 광장을 바라보면서 국가를 선포하는 오래된 필름들을 보았다. 그날은 동원된 군중들이지만 건국 열기를 실감하기에 부족함 이 없다. 그날도 그날 이지만 지금 70년이 되다보니 중국 관영 매체에서 분위기 띠우기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중국인들이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를 것이다. 

항상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되는 국경절 행사는 금년에도 예외 없이 동 장소이지만, 예년과 다르게 규모가 만만치 않다. 연일 예행연습으로 천안문 광장 부근은 완전 통제되고 있으며 열병식에만 참여하는 59개의 군부대와 연합군 악단, 기타인원을 추정해 보면 1만 5천명이 예상되고 있다. 신 중국이 성립된 이후 중국의 국방과학 기술을 뽐내고, 그 누구도 중국을 대적 할 수 없는 인민 해방군이 되었다고 과시하는 행사에, 다양한 군사 장비들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경절에 발맞추어 열병식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위엄을 과시도 하겠지만, 각 분야의 발전상을 연일특별 보도 형식으로 국민들에게 자랑하기에 바쁘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만 해도 아직 병원 진료에 어려움이 있고, 의료비 건강보험제도가 미비해도 전반적으로 그 발전과 속도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로 포장해 국민에게 알려주고 있다. 각 분야의 자랑정도가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발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건국 70주년에 맞춰 중국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이 25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단일 터미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국제공항이다. 이 공항은 4500억 위안(약 75조 원)이 들어간 공사였다. 북경에 한번 가보시면 놀랄 것이다. TV화면에서 봤는데 어마어마 하다. 터미널은 남북 1753m, 동서 1591m에 건축 면적은 140만㎡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보도 하고 있다. 봉황이 날개를 편 모습들을 기반으로 디자인하고 시공했다. 

사실 국경절 행사는 1999년 건국 50주년을 맞아 개혁개방의 성과를 만끽하면서 성대하게 치러지면서 화려해졌다. 2009년 60주년 때는 세계금융위기로 암울해졌을 때 위안화를 풀어 한축에서 국제 경제를 책임진다는 모습을 보여 중국의 현실적 역량을 포지션잉(positioning) 하기도 했다. 이번이 70주년이 되니 그 의미부여를 남 달리 하고자 한다고 보여 진다. 종합국가역량을 총체적으로 과시하는 기회로 삼고,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사실보다 인민들에게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심어주는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대적해 싸우는 국가가 되었고, 중화민족은 위대하다는 선전선동의 자리로 삼고 있다. 

중국이 잘 사는 나라가 되어 가면 그런대로 좋겠지만, 안하무인격으로 한국을 대하는 자세가 사드 때에도 보였듯이 마음은 편치만 않다. 하루속히 남북긴장해소와 통일로 가야 중국을 극복하는 실마리가 나올 것 같으니 어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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