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미·중 무역전쟁이 지구전(持久戰) 양상으로 전개되는 듯하다. 트럼프는 빅딜(big deal)할 것 이라는 희망사항을 기회 있을 때 마다 언론에 흘리고 있지만, 중국의 기조는 사안별로 스몰딜(small deal)을 하고 긴 호흡에서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는 징조들이 관영매체나 관련 지도자들의 발언의 함의(含意)를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10일부터 협상의 테이블에 양국이 만나 기싸움을 시작으로 전개되고 있는 회담에서, 트럼프가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는 중부 벨트의 미국 대두로 대변되는 농산물을 계속 구매하겠다고는 한다. 오히려 각종 보조금 지급과 산업정책에 대한 전반적 개혁에 관한 미국과 협의를 중국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회담 시간표에 몰리는 쪽은 미국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2년까지 현재로서는 집권이 확실한 시진핑이 유리해져 가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내년 11월 선거에 재선을 하기위해 분명 성과를 내야하는 절박함이 있고, 반면에 중국은 경제에 주는 충격이 점차 내성을 보이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미국은 정권을 떠나 세계 대전략 차원에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중국의 대응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측면도 숨기기가 어렵다. 

상나라를 조상으로 삼고 있는 중국이 본질적인 유전자에도 냉철하고, 이익 앞에서는 양보하지 않는 상인의 기질이 숨겨져 축적돼 있는 것 같다. 때마침 중화인민공화국 70주년을 맞이해 애국주의와 중국몽(中國夢)이라는 정치적 국민적 계몽운동이 전 영토차원에서 전개되고 있고, TV나 언론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표면적 일사분란 함 만 봤을 때, 미국이 그 중국의 국내적 단결력을 뛰어넘을 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중국도 심히 당황하고 고민을 넘어 미·중 무역전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은 세계 금융망과 전 지구적 군사적 전개능력의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에 대항해서 얻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 하든지 미국을 달래고 달래면서 나중에 두고 보자고 하면서 속된말로 이를 갈고 있다. 

“냉정하게 분석해 살펴보면 곧 전개될 담판은 상당히 힘들다. 결과는 불분명하다.”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 환구시보의 10일자 시각이다. 늘 중국을 대변하는 매체이기에 중국의 단면과 입장을 분석하는데 유용할 때가 많다. 당면한 문제를 정·재계, 언론계가 외부적으로는 일치단결해 한 목소리를 낸다. 반면에 미국은 트럼프 탄핵 조사를 민주당을 중심으로 개시 했다. 미국 언론은 각사의 언론의 전통적 기조에 전착해 보도 한다. 당파와 정권을 떠나 미국도 국가적 사안에 때가 되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언제 보여질지 모르지만, 현재만 놓고 봐서는 중국의 장기적 협상전략에 말려들어가고 있다. 결국에는 미국이 원하는 차선의 선에서 마무리 될 공산이 크다. 중국이 완전히 항복하기에는 너무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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