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생산시설 두 곳을 타격한 무인기(드론) 공격이 이란에서 시작됐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가 16일 잇따랐다.

이날 공격 주체와 배후를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진 가운데 이 보도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배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란이 이번 공격을 위한 근거지였다는 사실이 관련 정보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은 해당 정보를 사우디와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직접 소행 또는 연루 가능성을 확실시 여기고 있다.

다만 사우디 관리들은 미국이 이번 공격을 이란의 소행으로 단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한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정보가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WSJ에 말했다. 이란 역시 이번 공격과의 연관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란이 이번 석유시설 공격에 드론 20여대와 최소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정보를 미국 측으로부터 받았다.

이런 내용은 전날 ABC뉴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이날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조사가 진행 중이며 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격에 사용된 무기들은 이란산”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의 정확한 위치를 갖고 있다”면서도 “적절한 때에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라며 이란이 공격 주체라고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유엔 안보리에서도 미국은 이란을 의심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나오는 정보는 “책임이 이란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며 공격이 예멘으로부터 이뤄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카렌 피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책임이 있는지 여전히 평가 중”이라면서 “이것(책임소재)이 정해지면 우리는 어떻게 책임 있는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파트너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와 중국 측 대표는 이번 공격에 대한 성급한 결론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석유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008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의 ‘퍼센트 기준, 하루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는 전날 밤 약 20% 폭등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1990~1991년 걸프전 이후 하루 장중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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